(썸네일 수정 예정)
1. 인류의 소통과 수단
인류는 어떻게 소통하며 진화해왔을까?
언어 체계가 없었던 선사시대의 인류는 추상적 이미지를 동굴이나 돌에 그려 의사소통 하였다.시간이 지나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언어 체계가 만들어냈다. 이렇게 언어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음성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으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겐 편지를 적어 의사를 전달하였다. 그러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의사소통의 도구가 급진적으로 많아지게 된다. 사람을 면대면으로 직접 보지 않더라도 이메일, 카톡, SNS 등과 같은 수많은 매개체로 서로서로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현실의 일부만을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던 우리는 현실세계 자체를 디지털 세계로 변환하여 소통하고 있다. 이는‘메타버스’로 개인의 아바타를 내세워 문자 언어, 시각 언어, 음성 언어, 디지털 언어 등 수많은 소통 방식들이 집합된 가상 공간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2. 메타버스를 이용한 커뮤니티 플랫폼 구축
이렇게 인간이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소통을 하는 활동은 태초부터 이어져 온 기본적인 욕구라고 생각하였다. 여기서 과거와 다르다고 할 것은 소통의 ‘수단’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식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교류하는지 그리고 현재 사람들의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나 지향점을 보고 싶었다.
첫 번째로는 ‘게더타운’ 플랫폼을 탐색해보고 간단한 실험을 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게더타운은 회의나 원격근무와 같은 사무적이고 업무적인 측면을 다룰 수 있는 협업 플랫폼으로 출범하였다. 하지만 기업이나 개인들이 업무 외에도 박람회나 페스티벌, 방탈출 게임 등 경험적인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리가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소통 플랫폼인 ‘zoom’ 이상의 가능성을 게더타운에서 찾고자 하였다.
Zoom은 참여자간의 대화가 주로 1:N의 소통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 명의 발표자가 화면을 공유하고 발표 자료를 띄우는 순간, 나머지의 참석자들은 발표를 듣는 소극적인 청자로 변하게 된다. 또한 나의 모습과 표정이 화면상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부담감이 높아진다는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게더타운에서는 나를 대체하는 아바타를 내세워 이모티콘과 같은 언어적 표현을 표출할 수 있다. 그리고 게더타운은 ‘공간’이 기본이기 때문에 공간 안에서 아바타의 물리적인 상태에 따라 상대방과의 소통 유무가 달라진다. 아바타끼리 거리가 가까워지면 상대방의 화상 카메라가 나타나면서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고, 멀어지면 얼굴이 보이지 않고 소리가 잦아든다. 이는 현실 감각을 가상 공간으로 효과적으로 반영하여 분리 되어있던 온라인과 현실 세계의 거리를 좀 더 가까워지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서로 더 자유로운 소통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지나 영상 등으로만 이루어졌던 기존 SNS를 넘어선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기획하였다. 게더타운은 단순하게 맵을 제작하고 변경하기에 수월한 플랫폼이었고 활발하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작해내어 창작물을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해나가는 시나리오를 그려냈다. 각 팀원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만날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 추모 공간, 게임 콘텐츠 등을 제작하였고 경험적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공간화 된 SNS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싸이X튜브 게더타운 박아무개 방
https://gather.town/invite?token=MsUdceufSON5ozfF8TKqo7koDxZiJxy-
두 번째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책을 통해 서로의 관심사, 가치관 등을 공유하는 독서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점점 창의적이고 재밌는 경험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존의 독서는 ‘책을 읽는다’는 규격화된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따라서 독서 모임에 사람들을 모이게 하기 위해선 독서라는 행위가 확장된 범위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독서 커뮤니티라는 물리적 모임을 가상 세계에 담는 것뿐만 아니라 e-book과 같은 새로운 책의 출판 방식이나 책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2차 콘텐츠 등을 독서 커뮤니티를 이뤄가는 과정 속에 담고자 하였다.
독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경험적 활동들을 만들어낼 계획을 세웠고 이에 따라 공간 개념을 구축하였다. 불특정 다수가 모여 책과 관련된 2차 콘텐츠를 가볍게 소비하는 장소, 그리고 책을 소개해주고 핵심 문장들이나 관련 유튜브 영상들, 그리고 피드백 등이 전시되는 장소 등을 모두 스페이셜 내에서 만들어 내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 내에 텍스트로 구성된 전시 외의 기획을 해내기 어려웠고, 사용자로 설정된 사람들이 아직 가상 공간이라는 플랫폼에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모든 콘텐츠들을 스페이셜 내에 담기란 무리가 있어 보였다. 따라서 책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은 현제 사람들에게 익숙한 웹페이지에 담아내어 책을 탐색하도록 하였고, 그렇게 탐색한 책들 중 흥미로운 책을 선택하여 스페이셜 독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프로젝트는 학교 중앙도서관 측에 제안하여 학과 단위로 나뉘어져 있는 학생들이 책을 매개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마무리가 되었다.
- 스페이셜 독서 모임
https://app.spatial.io/rooms/619b176ecafc6f0001f4776c
- 독서 모임 공식 홈페이지
https://rohhj7574.wixsite.com/bookcity
3.메타버스 커뮤니티 플랫폼의 가능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튜디오 멤버들에게 와닿는 메타버스의 개념이나 정의는 다 달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꼈던 소통 수단으로서 ‘메타버스’가 지니는 가능성은 크게 3가지였다.
1) 또 다른 나의 발견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또는 길게 이야기하다 보면 ‘진지충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따라서 블로그나 SNS 등 디지털 세계에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사색적인 이야기를 담아 소리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경우는 보통 평상시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현실 세계에서 만나지 못했기에, 나눌 사람이 없기에 디지털 세계에서 드러낸다고 보았다. 스페이셜 독서 모임 같은 경우 비슷한 취향을 가진 구성원들과 함께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서로 지향하는 가치관이 비슷했고 그러다 보니 개인적인 이야깃거리들을 더 많이 던질 수 있었다. 이러한 메타버스 커뮤니티 플랫폼들이 더 많이 등장하게 된다면 내밀화된 페르소나를 가진 사람들이 더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 생각한다.
2) 언어의 다양화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의 언어는 음성 언어 뿐만 아니라 시각 언어, 문자 언어 등을 넘어서고 있다.흔히 우리가 쓰는 카카오톡에서 새로운 언어라고 생각되는 것은 이모티콘이나 짤이다.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대체하여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곤 한다. 게더타운에서도 마찬가지로 한정되어 있지만 간단한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고, 스페이셜 또한 박수를 치거나 춤을 추는 등 몸짓 언어로 상대방과 소통을 할 수 있다.인류의 발전에 제일 많은 기여를 했다는 문자 언어를 넘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디지털 언어들로 다차원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는 것이 재밌었고 앞으로 어떤 언어가 등장할지 기대된다.
3) 가상세계로 시작된 만남이 현실로 연결
원래는 사람을 만난 후 전화나 인터넷 등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이용하는 순으로 소통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세계에서 시작된 만남이 현실로 이어지면서 기존의 순서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사실 어찌 보면 내가 가장 그리고 싶은 메타버스의 미래이기도 했다. 가상세계에만 고립된 것이 아니라 가상세계를 통해 현실에서 만나는 커뮤니티를 확장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담고자 노력하였다. 이는 (현실에서의 접점이 더 중요한 시대인 현재로서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순환적으로 형성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