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세운상가 먼 풍경을 지금 눈앞에서
왜 게임을 선택했는가?
건축은 현실세계의 공간을 다룬다. 하지만 설계를 하는 과정 중에서 여러 가지 툴을 이용하면서 현실세계에서 가상공간으로 옮겨가게 되고 이 결과물이 실제로 지어지면서 다시 현실세계로 오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졸업직전의 시기에 세운상가라는 공간에 있으면서 이 현실세계를 가상세계로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가상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매체로 뽑은 것은 바로 게임이었다. 실제적으로 세운상가에서 게임기기를 파는 등 이 공간과 관련되어 있기도 하면서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가상공간에서의 건축물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의 개요
게임으로의 가상세계 표현. 이를 위한 첫 단계는 게임의 장르를 정하는 것이었다. 수업 중에 좋은 기회로 세운상가의 역사와 도시재생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그 후에 세운상가를 돌아다니면서 공간 곳곳의 작은 재미들을 찾아내며 이런 요소들을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 진행 게임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어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공간으로의 세운공간을 그려내면서 가상세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현실세계와는 다른 요소들을 넣고 싶었다. 설계를 하면서 3D 툴을 통한 가상세계의 경험은 최대한 현실과 비슷하게 표현하려 했었다. 현실과 같은 스케일, 최대한 비슷한 질감과 색채. 그렇기에 이 게임의 가상공간에서는 스케일과 색채, 색을 보이는 방법을 틀어보려 했다. 캐릭터를 2등신으로 설정하고 전체적인 스케일을 그에 맞추었다. 또한 도트, 즉 픽셀(pixel)을 이용해 그려내었다. 색채에 있어서는 현실보다 과장되게 표현하려 했다. 주변인들에게 듣는 세운상가의 이미지는 굉장히 회색에 가까웠다.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 하지만 이 공간을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세운, 청계, 대림상가 모두 굉장히 많은 색이 있다는 것이었다. 벽돌의 색깔, 페인트의 색깔, 간판, 어닝, 놓인 물품들 등 그 모든 것이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전혀 회색빛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색을 좀 더 극대화해서 표현하려 했다.
게임 스토리
게임은 고양이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고양이는 플레이어의 카메라 덮개를 물고 가고 그런 고양이를 쫓아 세운상가로 들어가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중간 중간에는 대사 창 등으로 정보를 표시해 이 게임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정보를 습득하도록 유도했다.
게임의 아이템과 고양이에서도 이 게임 속 공간은 현실의 세운상가를 담아냈지만 가상의 공간이라는 것을 보이려 했다. 상자와 고양이, 이 둘은 실제적으로 세운상가에서는 없는 것들이다. 상자는 실제로 상가 안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본 물품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이 쌓여있는 상자들 또한 세운상가라는 건물을 상징하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실제로는 없음에도 그 자리에 상자들을 두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장애물처럼 여겨 뛰어오르도록 했다.
고양이의 역할은 플레이어를 끝까지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역할이 끝났을 때에는 고양이가 사라지게 된다. 약간의 판타지적인 요소처럼 사라지는 고양이는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이 게임 속 공간이 가상임을 드러내려 했다.
게임을 제작함에 있어서 받은 도움
게임이라는, 전공이 아닌 새로운 분야를 도전하다 보니 그래픽 이외의 코딩이나 프로그램을 다루는 등의 부분에서 한계가 있었다. 스스로 인터넷을 찾아 공부함에도 속도나 완성도에 부족함이 있었고, 그 때 세운상가의 기술중개 프로그램을 통해 노찬우 멘토님을 만나게 되었다. 멘토님은 게임의 기획, 플로우차트, 개요 등 제작하기 전 필요했지만 놓쳤던 정보 부분에서부터 프로그램과 코딩 등의 기술적인 부분까지 도와주셨다. 그 덕분에 지금만큼의 완성도가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치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건축물을 표현함에 있어 색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 실제적으로 게임이라는 요소 자체가 시민들에게도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이기에 좋은 시도였다. 도움을 받았지만 혼자 개발하는 것에 있어서의 한계로, 게임의 액티브적인 요소의 부족이나 내부공간과 다른 여러 공간들을 보여주지 못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본인의 생각을 적용해나가면서 건축과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했다는 점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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