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는 자연에서 온 순수한 물질로 이루져있다. 공기, 물, 자갈, 모래, 시멘트로 구성되며 시멘트는 석회석을 가열하여 가루로 만든 천연재료이다. 하지만 우리는 콘크리트를 더 빨리 생산해내기위해, 더 많이 만들기위해, 더 편하게 양생하기 위해 여러 혼합제를 넣으면서 불순한 콘크리트를 만들어왔다. 과정을 단축시키며 콘크리트는 우리시대의 보편성이 되었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은 점차 높아졌다.
매끈한 표면, 거푸집에 따라 달라지는 질감, 무한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콘크리트는 많은 건축가들의 실험대상이 되어왔지만 콘크리트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은 아쉽게도 일차원에 멈춰있다. 콘크리트의 역사, 콘크리트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사회, 더 나아가 건축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고려없이 이루어진 실험들은 콘크리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하고 진행되어왔다. 이제 콘크리트의 본질을 꿰뚫어 그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석회석을 가열하여 만들어진 소석회를 시멘트로 이용했을 때부터 현재 공장에서 생산해내는 시멘트로 만들어진 콘크리트의 사용까지 그 역사를 들여다본다. 콘크리트를 현대시대의 부산물로써만 바라보는것이 아니라 순수했던 그 시절의 콘크리트를 찾아보고자 한다.
순수한 콘크리트는 순수한 재료, 순수한 과정 그에 따른 순수한 결과물이다. 이를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고 결과는 순도라는 숫자로 나타난 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콘크리트에 대한 물음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우리들이 콘크리트를 대하는 방식을 볼 수 있었다. 순도가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척도는 아니지만 공식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어느 요소들이 중요시되었는지를 통해 콘크리트에 대한 나의 생각과 우리의 과정들을 되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