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컨셉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는 기존의 전통 사찰과는 다르게 불교의 수행의 길을 문으로 형상화하지 않고, 성과 속의 경계인 물과 동선의 길이로 수행의 길을 압축하여 표현하였다. 부분적으로 위치한 물을 통해 불자들이 속계를 지나 불국정토에 이르는 수행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입구에서부터의 동선이 길어질수록 위계가 높은 공간을 배치하였다. 두 번째 컨셉은 종교센터의 기능별로 공간을 분리한 것이다. 승방 및 공양간, 안내소, 부속프로그램과 같은 일반적인 생활시설을 한 건물에 배치하였고, 매인 법당인 대웅전과 부불전인 극락전은 따로 분리하였다. 기능별로 공간을 분리하면서 동선 역시 분리하였는데, 스님들의 경우 사찰에서 24시간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승방을 2층에 배치하고, 대웅전에 이르기까지의 동선 자체를 불자 및 방문객의 동선과 아예 분리하였다. 마지막 컨셉은 탑을 향해 시선이 모일 수 있도록 개구부를 배치하였다.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탑을 중심으로 돌며 내려가게 될 뿐 아니라, 약수찻집 내부에서도 탑을 향하여 개구를 뚫고, 2층의 승방의 중앙복도 역시 탑을 향하여 열려있도록 하였다. 이는 탑의 종교적인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탑을 돌며 예불을 드리는 불자들의 모습을 보며 차분한 마음가짐을 갖고 사찰을 방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계하였다.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역시 대웅전인데, 대웅전에서는 내부 박스를 천장의 빔과 트러스를 사용하여 띄움으로써 물에 반사된 빛이 아래쪽으로 은은하게 감싸 신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불상을 향한 면은 전창을 두어 불상을 향해 들어오는 빛을 강조하였다. 전통사찰에서는 최종적으로 불이문을 지나며 차안과 피안은 다르지 않다는 불이(不二)를 깨닫게 되는데, 이 사찰에서는 석가불을 그 경계인 물 위에 애매하게 배치함으로써 부처는 성의 세계가 아닌 어디에나 있다는 불이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하였다.
부속프로그램으로는 배봉산 자락길의 산책객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도록 약수찻집을 설계하였다.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불교문화와 함께 성장해왔으며, 예부터 차는 졸음을 방지하여 수행에 도움을 주고 스님들은 부처님께 차를 공양하기도 했다고 한다. 때문에 산책객들은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며 약수로 달인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스님들의 경우 대웅전을 향하는 길에 선방에 들려 차를 달여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거나 참선을 수행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부속프로그램의 상부에는 물을 두어서 불음을 전파하며 생기는 물의 진동과 이를 투과하는 빛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하였다. 추가적으로, 스님들이 대웅전을 향하는 길을 제외한 모든 길의 재료는 배봉산 무장애 자락길과 연결된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자락길과 같은 나무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