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틈을 지나 넓은 공간으로 다다랐을 때, 높은 천장에서 머리위로 떨어지는 은은한 빛은 우리를 비추고 낯선 느낌을 준다. 이내, 그 빛은 낯섬에서 아늑함으로 바뀐다. 종교건축을 설계함에 앞서 신성한 공간에서의 빛은 바로 내리쬐는 날 것의 직사광선이 아닌 무언가를 거치고 거쳐 들어와 은은함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신성한 공간에 이어 커뮤니티 공간까지 갖춰야하는 복합성을 띄는 건물을 설계하기 위해 부가공간과 주공간(종교적)을 연결과 분리의 방식으로 접근했다.
지붕과 지붕이 겹쳐진 매스를 통해 빛이 틈을 통해 걸러져 은은한 빛을 공간안으로 끌어들였다. 따라서 여러 개의 직육면체 유닛을 겹쳐 층층의 지붕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좁고 긴 틈을 두어 순례자의 길이라 정하였고 이를 통해 예배당을 향하는 사람들이 걸어오고 그 끝에서 예배당에 발을 내밀었을 때 높은 천장에서 십자가 형의 빛을 마주하게 하였다. 은은한 빛은 예배당 외에 공간 어디서든 마주할 수 있다. 따라서 틈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은은한 빛 또한 어느 곳에든 존재하여 공간 속의 사람들과 신(영적인존재)을 연결한다. 유닛이 겹쳐지는 부분은 각각 커뮤니티 실, 소예배당, 소그룹실과 같이 하나의 스페이스를 구성하게 된다. 앞서말한 부공간과 주공간의 연결과 분리 역할을 해주는 것은 건물의 중심부에 존재한다. 중심에 중정을 두고 그 곳에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리고 나무를 중심으로 하는 4면은 유리창을 두었다. 커뮤니티 공간에서 나무 너머로 슬쩍 슬쩍 보이는 예배당. 사실 두 공간은 공간의 활용면에서 다른 성격을 띄기에 순례자의 길을 중심으로 분리되어있다. 그러나 나무는 어쩌면 다른 성격을 띠는 공간인 예배당과 커뮤니티 공간을 연결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