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곳이든 그 장소만의 문화적, 역사적, 자연적 특징인 장소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설계 장소에도 이 장소이기 때문에 지어질 수 있는 건물을 설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뒤에 산이 있는 이 대지만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를 하였다. 건물이 자연스럽게 산에 녹아드는 형태를 만들었고, 산 혹은 자연과 인접한 특성을 살려 프로그램 중 하나를 도시농원으로 넣었다.
전농동은 큰 학군이 형성되어 있는 반면에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다. 그렇기에 이 성당의 2층을 갤러리로 활용하여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종교인에 의해 생산된 경우가 많았고, 뿐만 아니라 주민들 작품도 전시하여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도시 농원인데, 위에서 말했든 이 사이트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또한, 종교시설의 경우 정해진 주일에 사람들이 방문을 하는데, 작물을 가꾸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므로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건물을 총 3가지로 나눈 것은 건물의 용도(혹은 사용자)에 따른 것이다. 가장 북쪽에 위치한 건물은 사제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로 고해성사실과 사제실이 있으며, 입구와 가장 먼 곳에 있다. 중간에 위치한 건물은 예배당이 있는 곳으로 목회자들과 신도들이 기도를 드리는 곳이다. 도로와 가장 인접한 곳의 건물은 화장실과 편의 시설 그리고 예배당으로 가는 동선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