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무브먼트는 낡은 방식으로, 쿼츠 무브먼트에 비해 정확하지도 않고 비싸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계식 무브먼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기계식이 단순히 시간을 표현한다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를 쓰는 이의 관심어린 손길이 닿을 때 기계식 무브먼트는 비로소 세상에 남아 미래를 그릴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점이 세운상가와 맥락을 공유한다고 생각하여 시계를 만들고자 한다.
세운상가의 장인들과 협업하고, 그들로부터 부품을 협찬을 받으며, 대신 내가 어느 곳에서 도움을 받았는지를 광고하여, 이곳에서 한명의 메이커로 활동해보고자 한다.
이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시계 무브먼트가 쿼츠와 기계식으로 나뉜다는 정도밖에 몰랐다.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곤 거의 모든 시간을 자료를 검색하고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데에 몰두했다. 이제 시계의 원리에 대해서는 이해를 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축의 두께는 어떻게 할지, 고정단으로 만들고 동그란 것을 끼워서 구현하는 것이 좋을지, 혹은 2개의 받침을 놓아 하중에 대해 두 개의 힌지로 구성할지, 베어링을 굳이 끼워야 하는지 등이 고민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니 직접 만들어보았고, 결과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모든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리디자인 이인규 대표님의 말씀이었다. 상대방이 많이 아는 것 보다는 일을 제 때 마치는 신뢰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
기초로 돌아가서 다시 디자인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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