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반복과 패턴을 찾기 위해 무작정 길을 나섰다. 학교 부지 내에 가장 많은 소나무를 문득 보았다. 줄기 표면의 거칠고 불규칙적인 껍질을 따라 올려다보니 어린 시절 많이 줍고 던지며 놀았던 솔방울이 보였다.
솔방울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각각 하나의 날개들이 모여서 원을 이루며 둥글게 쌓아 올라 하나의 방울이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것을 확장하여 솔방울을 추상화한 유닛을 3종류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유닛을 원을 만들며 적층하여 다시금 솔방울을 추상화한 하나의 모형을 만들게 되었다. 솔방울을 의미하는 유닛 하나가 다시금 더욱 큰 솔방울을 이루는 날개 하나가 되게 했다. 연결방법을 고민하던 중 접착제를 쓰지 않고 표현하기 위해서 바닥에 마름모 모양의 칼집을 내어 끼워 넣는 방식을 택하였다.
하나의 완전한 개체가 그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더 큰 개체를 위한 일부가 되는 모양, 마치 우리 인간의 사회적 구조와 매우 닮아있음을 볼 수 있다.
톱니바퀴의 이는 톱니바퀴를 이루듯 솔방울의 날개는 솔방울을 이룬다.
이 세상은 그렇게 무한한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왼쪽 모델은 그 끝이 펼쳐저 있어서, 끝없이 퍼져나감을 의미하며, 오른쪽 모델은 그 끝이 점차 수렴하여 무한한 소실점을 의미한다.
추가적으로 왼쪽 모델은 밝은 빛을 안에 두어 날개가 열려 세상을 향해 퍼져나가는 모습을 담았으며 오른쪽 모델은 송화가루를 연상시키는 색의 조명을 각각의 유닛안에 설치하여 생명력이 그 안에 웅크리는 듯한 모습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