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해야한다는 구체적 방향을 설정하고 하기보다는 의식적으로 흐름을 따라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종이를 접고 마음에 드는 유닛 몇 개를 정했다. 그리고 그 유닛이 하나의 형태가 되기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고민을 했었다. 예를 들어 붙일 것인지, 접착제 없이 연결할 것인지, 끼울 것인지 등등. 내 경우에는 유닛과 유닛이 접착제 없이 끼워서 무한히 연결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연결하기만 하니까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유닛이 가진 특징들을 생각해 보았더니 첫 번째 무한히 연결가능하다는 것, 두 번째 유연하다는 것, 세 번째 탄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무한히 연결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이용해 길게 연결된 유닛들을 계산하여 나누었고, 이들을 탑처럼 쌓았다. 그리고 유연하다는 특징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원 모양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총187개의 유닛을 이용하여 지금의 형태를 만들게 되었다.
전구를 이용해 빛이 내부에서 외부로 비추는 방식을 작품에 응용해 봤더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 점을 이용해 전구와 작품을 결합해 조명처럼 만들고자 하였다. 조명을 무드등처럼 바닥면에 놓아서 사용할 것인지, 하늘에 띄어놓고 사용할 것인지의 고민이 있었다. 이 부분은 전구를 작품에 넣었을 때 어떤 view에서 봤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가로 결정할 수 있었다. 내가 느낀 가장 아름다운 view는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는 view이었는데, 이렇게 봤을 때 어두운 방에서 마치 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제목도 “밤에 보는 해”로 지었고, 제목이 작품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