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46년이 된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노후화가 많이 진행되어 철거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오래된 외벽과 중정의 계단, 공중 브릿지 등 곳곳에 46년 동안 축적된 기억이 남아있고 역사적으로도 원형이 남아있는 유일한 시민아파트로서 계속 지킬 가치가 충분히 있다. 한편 공공이 시민들에게 거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세워졌던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시간이 지나 다른 용도로 바뀔 필요성이 생기면서, 이곳의 사진영상 예술적 가치를 존중하여 사진영상 창작자들을 위해 공공이 창작과 거주 등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창작 레지던스의 용도로 리노베이션 하고자 한다.
단절성을 띠는 급경사 대지 및 기존 건물의 단면과, 중정 등에 있는 계단과 브릿지 등 다양한 레벨의 동선을 고려하여, 이곳을 찾아오거나 인접한 남산공원 등에 방문하고자 지나가는 방문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설계하고자 자연스러운 경사를 띠는 새로운 단면을 기존의 공간에 투여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새로운 동선의 흐름에 맞춰 창작 레지던스의 프로그램을 위치와 조건을 고려하여 적절히 배치하였다. 또한 기존 기둥-보 구조 내에 삽입될 수 없는 창작 레지던스의 대규모 프로그램은 남측의 옹벽과 떨어진 빈 공간과 북측의 빈 땅 등에 새로이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