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건축물은 르 코르뷔지에의 'Little Villa'이다.('Le Lac'으로 많이 불리는 듯 하다.)
제네바 호수가 바로 앞에 있고 호수 너머에는 알프스 산맥이 보인다. 호수와 맞닿아 있는 건물 면에는 길이가 11m나 되도록 창을 내게 설계하였다. 이를 보면 르 코르뷔지에는 호수와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경치를 극대화하려고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르 코르뷔지에가 이 건물에 대해 쓴 책인 '작은 집'을 읽어보면 "만연한 경치는 압도적이며 초점을 흐리게 하여 오랫동안 보면 싫증을 내게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를 읽은 후.. 이 건물에 풍경이 보이는 것을 (역으로)제한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조사하게 되었다.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창문(블라인드), 동선, 벽이 있었다.
창문에는 블라인드가 안 쪽과 바깥 쪽, 이중으로 되어있었다. 안 쪽에서는 양옆으로, 바깥에선 위에서 아래로 닫히는 블라인드가 있는데 이 두 블라인드는 경치를 절대적으로 가리기도 하며 다양한 프레임을 직접 조절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동선은 주로 머무르는 곳(벤치가 있는)과 자주 들르는 곳(화장실, 부엌) 사이의 최소 이동 경로를 탐구함으로써 파악해보았다. 최소 이동 경로를 보면 11m의 창을 지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해당 경로에 있는 문이 열리는 방향도 중요한데 문의 경첩이 반대쪽에 붙어있었을 때에 비해 창에 대한 시선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은 르 코르뷔지에가 경치를 제한하려고 했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볼 수 있다.
벽은 크게 본다면 창 앞에 있는 벽과 외부에 있는 벽이 있다. 창 앞에 있는 벽은 내부와 외부가 동시에 보이게 될 때 내부의 복잡한 요소들을 가려줌으로써 정보의 과부화를 막아준다. 무조건적으로 경치를 막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경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한 부분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있는 벽은 경치의 과부화를 막는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보았을 때 르 코르뷔지에는 호수와 알프스 산맥이 보이는 경치를 지속적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싫증을 느끼지 않게) 은근슬쩍, 알게 모르게, 간접적으로 제한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면서 창은 11m로 내며 경치를 즐길 자리들도 마련한 부분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한다. 분석을 통해 추출해낸 건축가의 초기(핵심) 아이디어는 '지속적인 즐거움을 위한 과도한 정보의 적절한 제한'이다. 도파민 디톡스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핵심 아이디어를 가지고 극대화를 진행해보았다. 스터디 과정에서 눈에 띈 구조는 내 쪽으로 튀어나온 곡면이었다.(원기둥, 원형 벽) 그러한 곡면을 따라 움직이게 되면 눈에 보이는 공간은 점점 바뀌기에 나는 어떤 공간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내 시선의 일정 부분은 여전히 곡면이 가리고 있게 된다. 이는 공간과 공간의 경계의 있는 벽 역할의 진화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곡면을 두 개 배치할 경우 11m창을 동선에 따라 부분적으로 가리게 되며 블라인드의 역할이었던 다양한 프레임의 형성 또한 생길 수 있게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위 사진은 Little Villa에서 벽 부분은 원형 벽 두 개로 치환한 구조의 것이다. 외벽 구조는 여전히 Little Villa의 구조를 가져가고 있으므로 조금 소극적인 변화이다.
이것은 적극적인 변화. 극도로 추상화한 구조이다. 굉장히 형태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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