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추상화하기 위한 건축물로 작은 집을 택한 이유는 고등학교 때 건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읽었던 책인 '집을 순례하다'를 통해 알게되었던 것 때문이다. 그 책 속에서 가장 빠른 챕터에서의 건물이었는데 이 집을 추상화하기 위해서 이 건물에 대해서 지금은 또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궁금하여 택하게 되었다. 이 집의 경우에는 직접 가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르코르뷔지에의 홈페이지와 이 곳을 여행으로 갔다 온 후기의 블로그들을 탐색하였다. 제일 먼저 눈에 띄었고, 제일 잘 알려진 요소 중 하나인 긴 창과 그 창을 통해 보이는 레만 호수가 포착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여길 방문한다면 느낄 심상과 감정, 떠오르는 생각을 입구에서부터는 어떨까 고민하였다. 그리고 느낌적으로 같은 것일 공간들을 도형의 형태로 구분짓고 이들을 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평면도에 표현해본 것이 아래의 사진이다.
다양한 형태의 물과 물의 고체형태인 얼음, 긴 강의 모습 물과 물이 만난다면 일으킬 파도 등을 평면도에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서 입구에서 들어오면 벽을 마주하여 '턱'막히는 느낌을 얼음과 대응할 수 있고 그 상태에서 왼쪽으로 틀면 다시 넓은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심상이 바로 바뀌는 느낌을 부딪치는 파도에 대응하였다. 또한, 그 공간에 들어서면 잔잔한 물이 떠올랐다. 같은 방식으로 다른 공간들도 '물'이라는 외부의 요소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식으로 평면도에 표현했다.
그리고 각 공간에서 느껴지는 물의 높이들도 다르다고 생각하여 앞서 언급했던 막힘을 느꼈을 것이라는 공간에서는 높은 물로 차있을 것이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공간에서는 물의 높이가 낮을 것이라고 정하였다.
물을 보면서 그 흐름과 달라지는 속력의 차이, 어느 부분에서는 이슬과 같다고도 느낀 점, 물웅덩이의 형태 등들을 연필 스케치로 그려보았다. 그 결과, 패브릭의 씨실과 낱실의 형태와 비슷하다는 것을 시작점으로 삼아 추상화 모형의 주재료를 패브릭으로 잡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일단, 씨실과 낱실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내는 패턴을 다양하게 보고 싶어서 직접 짜임이 다양한 패브릭들의 씨실과 낱실을 하나씩 빼보았다. 헐렁한 부분에는 '보이드'라는 것이 생김과 동시에 더더욱 실을 뺄수록 그 보이드들이 유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앞서 공간을 도형의 형태로 쪼갠 것을 퍼즐 조각처럼 잘라 이리저리 배치해보았다. 하지만 너무 복잡한 형태로만 형성이 되어 더 간단한 형태로만 다시 구성하였다. 앞서 배치하는 과정에서 이 집에서는 모든 동선이 연결되고 순환된다는 것이 번뜩였고 집의 제일 끝과 끝을 연결시키는 형태를 구상하게 되었다. 특히, 창고 및 세탁실에서 나가는 문에서 외부 테라스로 이어지도록 걸어가는 동선을 생각하였다.
위의 사진에서 점점 끝과 끝을 연결시켜가는 과정에서 원의 형태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각 조각들을 가로와 세로, 위아래로 조금씪 움직여 단순한 원의 형태에서 조각들이 배치되지 않도록 조정하였다.
다양한 물의 형태를 다양한 패브릭에 대응하였다. 다양한 재질의 패브릭을 보고 만져보기 위해서는 집에서만의 재료는 부족하다고 느껴 동대문시장에 가서 3개의 원단을 구해왔다. 시각적인 느낌에 따라 샤워타월, 실크, 망사재질의 흰색원단, 레이스 패브릭, 흰색 실, 스웨터, 가죽 등을 이용하였다.
앞서 구상했던 형태에서 각각의 도형들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패브릭을 얹고 위의 언급했던 파도는 하얀 실의 끝부분을 가위로 뜯어내어 나타냈고 각각의 공간에서 느꼈던 높고 낮은 물의 높이들을 모형에도 반영하여 총 9개의 패브릭을 이용하여 모형을 완성하였다.
모형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유체인 물을 이용하여 추상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입자들의 움직임 및 입자들의 크기 차이도 생각해보고 고체에서 액체, 액체에서 기체, 기체에서 액체 등으로 상호변화하는 형태도 고민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내가 그린 스케치에서 출발하여 비물질인 심상, 감정, 분위기 등을 물질인 물이라는 요소로 변환하여 생각했던 처음의 아이디어가 가장 본질적인 추상화아이디어라고 생각하였고 작은 집의 또다른 이름인 '어머니의 집', 즉 르코르뷔지에가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는 건물에 걸맞게 어머니하면 떠오르는 '편안함'이라는 단어는 곧 패브릭과도 연결될 수 있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정립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본질적인 아이디어에서 여러 개의 나뭇가지로 뻗어나갔다가 다시 제대로 된 굳건하고 중심적인 나뭇가지로 뻗어나가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이번 phase1은 1학기보다는 점점 더 설계의 과정을 배워나가는 경험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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