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진스 큐브를 처음 접했을 때 떠오른 것은 레고였다. 튀어나온 부분과 들어간 부분의 형태가 같아 서로 끼워지는 방식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고를 콘셉트로 잡고 기본 유닛을 만들기 시작했다. 큰 원기둥에서 작은 원기둥을 뺀 입체 네 개를 배치하고, 그 사이에 원뿔을 넣은 형태였다. 하지만 크리틱에서 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파빌리온과의 연관성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위 구조는 파빌리온으로 쓰기에는 내부 공간을 만들기 어렵고, 유닛을 조합해 만들 수 있는 형태도 한정적이라고 판단해 모형을 바꾸었다.
위 사진은 두진스 큐브의 원리를 유지하면서 파빌리온까지 고려한 모형이다. 기본 유닛은 12개의 마름모로 이루어진 마름모십이면체다. 이전 모델은 수직·수평 방향으로만 쌓을 수 있었지만, 이 모델은 대각선 방향으로도 쌓을 수 있어 형태적으로 더 자유롭다. 유닛의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60mm 정육면체의 12개 모서리를 따라 4mm 각재 프레임을 스윕하고 Boolean Union으로 합쳐 뼈대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X·Y·Z 세 방향으로 사인 곡선 단면을 가진 얇은 곡면판을 각각 Loft로 만들고, 세 판을 위상차를 두어 교차시켜 자이로이드와 비슷하게 짜인 막을 만든 뒤 Offset Surface로 2.4mm 두께를 주었다. 이 막을 프레임과 Boolean Union으로 합치고, 60mm 큐브와 Boolean Intersection해 경계를 정리했다. 결합부는 +X·+Y·+Z 면의 모서리 노드에 테이퍼 핀 솔리드를 Boolean Union으로 붙이고, 반대쪽 −X·−Y·−Z 면에는 공차만큼 더 큰 포켓을 Boolean Difference로 파내어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Check 명령으로 비매니폴드 여부를 확인하고, 이웃 방향으로 복사한 유닛들과 Boolean Intersection을 돌려 겹치는 부피가 없는지 검증해 완성했다.
위 이미지는 3D 프린팅한 유닛 모형과, 발전시킨 파빌리온을 크래프트지로 만든 모형이다. 두 모형 모두 유닛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전개도를 뽑아 종이로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구조가 특히 더 잘 이해되었다. 처음에는 번호를 매기지 않고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이후 맞닿는 면끼리 같은 숫자를 적어 출력한 뒤 순서대로 조립해 완성할 수 있었다.
위 사진들은 최종 모델을 렌더링한 이미지다. 발전시킨 파빌리온은 어른 한 명과 아이 한 명이 들어가 책을 읽거나 여가를 보내는 공간으로 상정하고 만들었다. 원래 유닛끼리 끼워지는 역할을 하던 이음부에는 유리를 넣었다. 덕분에 안에 있는 사람은 개방감을 느끼면서도, 밖에서는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는 한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레고처럼 끼워지는 형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유닛이, 결합을 위한 요소였던 이음부가 빛과 시선을 조절하는 장치로 바뀌면서 두 사람을 위한 작은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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