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이전에 이동이 있고 이동 이전에 궁금증이 있고 그 궁금증을 발생시키는 것이 그 공간의 의도적인 오브제이다. 공간에서의 여정은, 그 공간 내 오브제 자체이거나 오브제간의 작용으로 시야에 틈을 만듣거나 시야를 가림으로써 시작된다. 집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이 기능만을 위해 의도된 게 아니라 이 공간에 한 곳에서 다른 한 곳으로 가는 데에도 의도적으로 요소들이 구성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선례조사를 하면서 Le Corbusier의 Villa Le Lac의 모든 공간은 의도되있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Villa Le Lac에서 11m의 긴 창을 통해 볼 수 있는 남쪽의 광활한 호수 풍경을 보는 행위가 가장 중요한, 건축물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뷰를 외부의 남쪽에 담장 개구부와 내부의 11m의 긴 창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그곳까지 정문에서부터 가는 과정에서의 뷰를 위치에 따라 나누었다. 정문에서는 풍경을 바라볼 수 없으며 둥근 벽이 중간에 왠지모르게 존재한다는 것, 테라스 코너에서 언뜻 보이는 외벽 담장 개구부, 개구부에서 보이는 정물화와 같은 풍경, 다시 실내로 들어가면서 petition salon(소응접실)과 living room을 경계짓는 날개벽과 그 앞의 가벽을 통한 틈, 11m의 긴 창으로 보이는 파노라마의 풍경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의도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각각의 뷰를 실제로 종이에 그리는 과정에서 의도를 일부만 깨달았단 걸 느꼈다. 각각의 뷰에서 다음 과정으로 시선이나 행동을 유도하는 오브제가 있고 그것을 통해 궁금증이 발생하면서 그곳으로 가게끔 유도하는 것이었다. 정문에서 거실로 들어가면서 보이는 서랍장은 단지 기능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랍장 뒤에 있는 휴식의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날개벽과 그 앞의 가벽으로 만들어지는 틈을 통해 안쪽 공간이 강조된다. 거실의 책상은 길이를 조절하면서 직접적으로 동선을 바꿀 수 있고, 둥근 벽은 외부에서는 그 부분만 둥근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을 넘어 내부를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인 것이다.
이렇게 분석한 오브제들을 다시 재구성하였다. 책상, 둥근벽, 서랍장, 날개벽과 가벽, 개구부를 최대한 단순하게 박스형태로 만들면서 책상과 서랍장은 현실적으로 높이를 벽보다 낮게 만들었다. 재구성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전제조건을 정했다. 중심을 정하고 네 방향에서 들어갈 수 있게 한다. 또한 입구에서 다른 오브제의 일부가 보여야 하고(오브제끼리의 상호작용) 오브제 자체의 성질을 띠어야 한다. 그렇다고 중심이 네 방향에서의 목적지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목적지는 먼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거닐면서 오브제를 통해서 계속해서 정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드로잉을 했다. 첫 번째는 직접적으로 표현하려고 했고 두 번째는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각 오브제의 평면 모습을 배치하고 서랍장만 입체적으로 그리면서 뒷 공간의 시야를 확보하는 걸 표현했고 물음표, 즉 궁금증으로 화살표, 즉 목적의 방향이 정해지는 걸 표현했다. 서랍장이라는 것은 사실 보편적으로 하나의 직육면체에서 시작해서 서랍을 설치함으로써 서랍장이라는 기능, 즉 목적을 가진다. 이것이 본인은 개념(공간에서 오브제를 설치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목적을 갖게끔 유도한다.)과 유사하다고 느꼈다.
최종 리뷰를 하면서 "개념에 따랐을 때 가구가 없다면 어떻게 되는건가?"나 "모형을 실제 Villa Le Lac를 그린 것처럼 아이즈 뷰로 위치에 따라 그리면서 표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등의 크리틱을 받았다. 왜 항상 공간에는 가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부터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공간에 가구가 없다고 생각해봤을 때, 그러하더라도 집이라는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의식주를 필요로 하는 공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모든 집에 이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집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개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구, 즉 오브제가 없어서 개념이 무뎌진다고 하더라도 그 집에서의 유도는 벽을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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