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업은 Beinecke Rare Book & Manuscript Library의 파사드가 지닌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새로운 물성을 가진 재료인 목재를 통해 재해석한 프로젝트이다. 원작의 파사드를 규정하는 두 가지 핵심 건축 어휘인 ‘모듈의 입체감’과 ‘빛의 투과성’을 중심으로, 재료의 치환을 통한 새로운 공간적 감각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였다.
우선 원작 파사드를 구성하는 화강암 프레임과 대리석 패널의 구축 원리를 분석하여, 이를 규칙적인 정사각형 모듈 시스템으로 치환한 후 단일 모듈을 기준으로 목재 부재를 정밀하게 적층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이를 통해 평면적인 입면을 넘어,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파사드 특유의 깊이감과 조형적인 텍스처를 볼륨감 있게 재현하였다.
또, 도서관의 가장 주요한 특징인 대리석을 투과하는 은은한 빛을 구현하기 위해, 1t 두께의 목재 패널을 창의 역할을 하도록 적용했다. 얇은 목판을 통과한 빛이 나뭇결을 따라 실내로 유입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실제 도서관 내부에서 관찰되는 대리석 무늬의 유기적인 패턴과 빛의 따뜻한 공간감을 묘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걱정했던 것은 '차갑고 육중한 석재의 감각을 따뜻하고 가벼운 목재라는 전혀 다른 성질의 재료로 표현할 수 있을까?'였다. 초기에는 낯선 재료의 가공과 도구 사용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목재 특유의 따뜻한 색온도와 질감이, 원작이 의도했던 빛의 여과를 통한 포근하고 신비로운 공간감을 탁월하게 대변해 주며 재료 간의 간극을 극복한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