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또 다른 감각, 움직임의 확장, 놀이와 책이 만나는 그 순간의 조화로움
배봉도서관 옆에는 놀이터가 있다. 도서관과 놀이터의 묘한 어께동무. 이것이 이 설계의 출발점이다.
도서관 안에 들어가면, 놀이터의 소리가 새어들어온다.
처음엔 소음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노랫소리 처럼 들린다. 바로 이 순간이 내가 집중한 조화의 순간이다.
아주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도서관과 놀이터지만, 둘의 조화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움직임 정도의 차이이다. 도서관 안 사람들은 정적인 반면에, 놀이터 위 아이들은 동적이다.
두 번째는, 소리 전달의 방향성이다. 놀이터에서 도서관으로만 소리가 전달된다.
왜 이런 한계가 생길까?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답이 있다. ’읽는다‘는 것은 ’손으로 잡고 눈으로 본다‘정도로 치환할 수 있다.
’손으로 잡기‘ 때문에 움직임에 제약이 생기고, ’눈으로 보기‘ 때문에 소리가 날 수 없다.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고 들으면 어떨까. 듣는 순간에 손발이 자유롭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을 것이고, ‘듣는다->들린다->소리가 있다’이런 논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놀이터형 오디오북 공간>이라는 답을 찾았다.
이하 <오디오룸>이라고 하겠다.
<오디오룸>은 북동쪽 코너(판상 있는 곳)쪽에 설치되는 다락이다. 크기는 [열람실3]의 1/4.
이 위치로 선정한 이유
첫 번째로는, 놀이터와 가까워서 외부 원형 계단을 통해 빠르게 접근이 가능하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도서관 내부에서 [열람실2]를 통해 [열람실3]을 들어갔을 때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1/4의 크기가 된 이유는 기존의 배봉도서관의 높은 층고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함이다.
소리를 널리널리 퍼저나가게 하고, 어디서든 놀이와 휴식이 가능하게끔 설계하고싶었다.
소리의 파형에 영감을 받아, 뭔가 바닥 자체가 구부러지거나 솟아오른듯한 느낌으로, 바닥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 구조물을 삽입했다.
이 구조물은
소리를 균질하게 퍼트리는 역할, 정글짐과 미로의 역할, 아지트의 역할, 편하게 기대서 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역할
을 수행한다.
와이어에 헤드셋이나 개인용 스피커를 달아서, 공용스피커에서 나오는 오디오북이 아닌, 본인이 원하는 음악이나 책을 들을 수도 있도록 하였다.
이때 이 스피커와 헤드셋이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임에 제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구조물 사이사이 배치된 의자는 사람들의 다양한 신장을 고려햐여 모두가 편하게 앉을 수 있다.
다락의 마감재로는,
위쪽 최소한만 지붕으로 마감하고, 내외부에서 입출구가 되어주는 곳은 유리로 된 슬라이딩 도어로 정했다.
유리를 통해 다락이 어디서든 보이고,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소리를 쉽게 전달해주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