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산 숲 속 도서관에 작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Phase 3를 했습니다. Phase 2 반별 공동모 형 제작에서 지붕을 맡았습니다. 팀원과 함께 서까래-기둥-보를 제작하고 지붕면에 부착하는 일을 하며, 지붕이 어떻게 구성되고 지탱되는지를 체감했습니다. 지붕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Phase 3에서 지붕을 재해석해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했습니다.
지붕면을 일정 크기로 잘라, 수평으로 기울여 슬라브로 사용한다는 디자인입니다. 지붕면을 내리는 간격과 기준은, 벽면에 부착된 책장의 너비와 간격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계단참이자 1층에서 올라갈 수 있는 첫 번째 지붕 변형 공간은 지붕을 책장 너비, 계단의 총 길이만큼 잘랐습니다. 이를 위로 올려 계단참 지붕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터디 모형에서 지붕면 없이 큐브의 계단참을 제작하려 했지만, 기존 지붕을 이용함으로써 지붕을 잘라 올리고 내려 공간을 만든다는 일관된 논리를 지켰습니다.
실내에서 내린 지붕을 바라보면 사방이 유리로 되어 개방감이 생기고, 평평한 바닥 슬라브와 약간의 곡률이 있는 지붕면이 만나 생긴 틈으로 은은한 빛이 들어옵니다.
지붕을 내려 기존 1층의 공간이 줄어든 만큼, 반대편 지붕을 올려 환원했습니다. 반대편 지붕은 창의 너비와 간격을 기준으로 지붕을 잘랐고, 특이한 점은 마루에 있는 창의 길이만큼 지붕을 잘랐습니다. 복도에서 바라봤을 때 상승한 첫 번째 지붕, 두 번째 기둥, 마지막 마루의 창까지 이어지는 연속된 규격을 만들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지붕 전체를 돌아다니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고, 1층에서 바라보면 지붕을 잘라 새로 생긴 틈으로 빛이 들어옵니다. 아이들 및 사람들이 지나다니면, 나뭇잎 사이 그림자가 일렁이듯 도서관 안에도 그림자가 일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주한 도서관’이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의 첫인상입니다. 실내에는 어린이가 주로 쓸 수 있는 책 공간, 외부에는 큰 놀이터가 있어서 도서관 안팎으로 활발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확장하고 자라는 아이들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도서관 실내에서 놀이터로 가는 길을 뚫기가 첫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를 발전시키고 현실의 문제와 타협하며 지붕위로 아이들의 공간을 만든 것이 마지막 아이디어였습니다.
첫 아이디어와 마지막 아이디어의 공통점은 ‘관통’입니다. 이 열람실은 대부분 어른들이 공부하는데 쓰는 공간으로 아주 조용합니다. 아이들이 쉽사리 다가갈 수 없고 눈치볼 수 있겠다 느꼈습니다.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은 서까래-기둥-보가있어 나무도 건물을 지탱합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벽면 창문을 제외하고 거의 다 책장이 붙어있습니다, 마치 기둥처럼요.
열람실 공간의 특성과 도서관 구조가 ‘어른’을 은유한다 생각했습니다. 나이테가 빽빽해진 나무처럼 수많은 겹이 쌓인 책들이 지탱하는 구조, 그리고 그런 빽빽한 나무들이 향유하고 누리는 엄숙한 공간인 열람실.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총이 두꺼운 책을 뚫지 못합니다. 하지만 자라나는 새싹은 두꺼운 흙도 뚫고, 틈을 찾아서 자라납니다. 제가 디자인한 길과 지붕을 잘라 만든 공간, 기존의 공간을 관통하고 관입된 새로운 공간은 아이의 성장을 은유합니다. 첫 아이디어와 마지막 아이디어가 많이 달라졌지만 기존의 공간을 관통하는 새로운 길과 공간 또는 가능성을 제 건축에 담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