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doojin's cube를 보고 생각한 것은 어떻게 기본 유닛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까였다. 복잡할 수록 멋있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여러 모형을 만들고 보니까 기본적인 유닛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고, 충분히 멋진 모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생각을 가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어떤 유닛으로 doojin's cube의 스택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큐브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자연스레 기억은 과거로 흘러가고, 어릴 때 큐브 형태를 쌓고 놀았던 기억이 많아서 떠올려보니 같은 모양의 유닛을 반복해서 쌓는 것에서 젠가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젠가라는 것은 어쩌면 반복되는 스택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쌓기 놀이라는 생각에 젠가의 기본 유닛을 가지고 doojin's cube를 표현했다. 또한 큐브를 3D 프린팅 해보면서 직접 체험보았다.
하지만 큐브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젠가'라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을 느꼈다. 젠가는 놀이의 형태로 봤을 때 항상 규칙적인 모습만이 존재하지는 않다. 처음엔 젠가를 반복적인 형태로 높게 쌓지만, 놀이를 진행할 수록 유닛 하나하나가 각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빠져나가기도 하고 그 위에 쌓이기도 한다. 그러한 과정으로 새로운 틈새가 발견되기도 하고 그 위에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혹은 잘못해서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아쉬움을 다음 과제인 파빌리온에 반영하려고 노력하였다. 우리가 젠가를 하면서 유닛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빼다가 멈추기도 하며 이상하게 쌓기도 하는 모습을 살려서 파빌리온을 만들면 우연적인 상황으로 새로운 공간들이 발견되는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기본 모형에서 유닛 크기로 구멍을 뚫어 유닛이 빠진 모습을 나타내고 유닛 크기를 박스 위에 랜덤하게 쌓으면서 젠가의 특성을 살려내보았다. 박스 안을 비워서 안에 공간을 만들어내고, 뚫린 구멍을 창으로 사용했다. 박스 안에 젠가 유닛 크기로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떨어진 젠가를 표현하기 위해 주변에 유닛을 박아 떨어지는 듯한 역동감을 주면서 앉을 수도 기댈 수도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완성된 파빌리온을 이글루VR에 넣어서 실제로 지어진 구조물처럼 느껴보면서 스케일감을 익히고 나의 설계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파악하였다.
그리고 D5 렌더링을 돌리면서 이 파빌리온을 어느 공간에 배치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는데 계속되는 수업과 과제에서 벗어나 젠가를 가지고 놀면서 휴식을 한다는 아이디어를 통해 도심 속에서 쉴 수 있는 도시숲에 배치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젠가라는 유닛의 원형태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주 타겟이 될 수 있지만 성인도 안에서 어느정도 쉴 수 있게끔,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체험할 수 있게끔 디자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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