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큐브를 만들땐 사실 명확한 의도나 계획없이 손이 가는대로 최대한 다양하게 조형해보려고 했다. 라이노라는 툴이 익숙하지 않았던게 가장 큰 이유였고, 자유롭게 만들어지는 모양에서도 우연히 매력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보며 큐브를 만드는 속도도 붙고, 라이노에 대한 감도 함께 익혀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만든 5가지 큐브 중 2번째 큐브를 선택하여 가져갔는데, 어레이하여 큐브들을 합쳤을때의 보여지는 모양에서 곡선과 직선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모양을 파빌리온 구조로 발전시켰을 때 풍부한 공간적 요소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틱과정에서 내가 선택한 큐브가 조립이 되지 않는다는 실수를 발견하게 되었고 다시 큐브를 제작하게 되었다.
큐브를 다시 제작하기 전 이번에는 체계적으로 머릿속으로 구상을 어느 정도 한 뒤에 작업했는데 내가 생각한 포인트는 하트였다. 내 취향을 반영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면 좋겠어서 하트를 생각하게 되었고 곡선 하트보다는 큐브의 느낌을 더 가져갈 수 있게 끔 직선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보았다. 또한 내가 놓친 부분인 조립에 있어서도 조금 난이도 있게 추가적인 요소를 넣고 싶어서 여러 직육면체들을 넣고 뺀 무늬를 위 아래로 넣었다.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가 공간 지각 능력이 좀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되게 간단해 보이지만 나에겐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었다. 조립이 되도록 하트 모양을 옆면 겉으로 붙이고 안으로 뺐고, 하트 두 개를 반대로 붙여서 다른 면에도 겉으로 붙이고 안으로 뺐다. 위아랫면은 옆면과 다르게 직육면체 무늬가 들어가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큐브로 꽂았을때 비결합성이 떨어질 것 같아 동일한 하트지만 길이를 조금 더 길게 만들어서 붙이고 뺐다.
기본 모듈을 완성하였다. 그런데 나는 이 기본 모듈을 크래프트지를 사용한 모형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기본모듈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만든 파빌리온을 모형으로 만드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그래서 모듈을 만들 때 퀄리티만 생각하고 복잡한 모양을 많이 넣었는데 그렇다 보니 전개도를 제작했을 때 조각이 590개가 나와버리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이대로 진행이 불가능 할 것 같다고 판단하여 다시 기본 모듈을 제작하였다.
다시 제작하기 전 온라인 VR 플랫폼인 이글루에 만든 모듈을 업로드해서 동기들의 작업물을 함께 감상하는 활동도 했는데 공간감을 한층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후에 파빌리온으로 발전시키고 나면 직접 VR체험을 할 거라고 해서 기대가 더욱 되었다.
하트 컨셉은 그대로 가져오고 복잡한 직육면체 무늬들을 뺀 뒤 하트모양의 모서리부분이 뾰족하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삼각기둥을 옆면에 무늬로 넣었다. 기존 직육면체 무늬보다 조금더 각 면에서 통일감이 느껴지게 되어 좋았고, 추가적으로 삼각기둥의 배열을 조금씩 흐트려서 보기에 단조롭지 않도록 하였다.
기본 모듈을 파빌리온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변형을 거친 모듈이다. 변형 과정에서 두 개의 하트 형상이 반대로 맞물린 구조로부터 나비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이에 착안하여 나비가 노니는 공간을 담은 파빌리온을 기획하고자 했다. 나비와 꽃이 공존하는 자연적 관계에서 모티프를 얻어, 꽃축제의 상징적 조형물처럼 다량의 식재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컨셉을 설정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파빌리온 주변을 산책하거나 머물며 꽃을 감상하는 자연스러운 행위와 체류를 유발하고자 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나비모양의 통로를 만들고 삼각기둥의 무늬를 가로로 길게 늘려서 꽃들을 심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또한 하트의 윗쪽 모양에서 따온 사다리꼴모양을 화분처럼 역할을 부여해서 위쪽에 무작위적으로 겹겹이 쌓아올렸다.
내가 상상했던 파빌리온의 이미지를 디파이브를 통해 실현했다. 삼각기둥을 늘린부분에 다양한 꽃들을 심었고, 위 쪽 사다리꼴 조형에는 식물을 한 덩이씩 같이 배치하여 화분같은 이미지가 연상되도록 연출했다. 또 꽃은 물이 있어야 시들지 않으니까 물과 관련된 요소도 넣고 싶어서 삼각기둥이 빠져나간 부분 중 한 면은 폭포가 흐르는 것처럼 연출했다. 다만 디파이브에 나비 모형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넣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쉽다.
완성된 최종 파빌리온을 VR 환경에서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 공간 안을 거닐며 동기들의 작품 설명을 직접 들어보았는데, 모니터 화면으로 볼 때보다 각 작품이 가진 공간감과 스케일, 그리고 디자인 의도가 훨씬 명확하고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동기들의 도슨트를 듣고 서로의 공간을 비교해보며, 동일한 모듈 주제라 할지라도 관점과 연출 방식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와 동선 경험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 단순한 3D 모델링 구축을 넘어, 관람객과의 상호작용 및 공간적 설득력을 높이는 발표 연출 방식에 대해서도 귀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모형을 만들 차례이다. 그런데 내가 또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기본 모듈을 만드는 건 줄 알았는데 발전 모듈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기본모듈을 만들고 그걸 발전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변형해서 파빌리온을 만들었어서 내가 기본 모듈로 설정한 모듈이 사실 발전 모듈의 단계라는 것을 파빌리온을 다 만들고 나서 깨달았다. 그래서 기본 모듈의 자리가 비게 되어서 역순이지만 기본 모듈을 다시 제작하였다. 내가 직육면체 무늬에서 삼각기둥 무늬로 변형시킨것과 유사하게 간단히 옆 무늬를 직육면체로 바꾼 것이다.
기본 모듈을 다시완성하고 크래프트지로 발전 모듈 모형을 만들기 위해 제작한 전개도이다. 전개도로 한번에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내가 직접 임의로 모듈의 부분을 나눠서 따로따로 전개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복잡한 3차원 형상을 무리하게 일체형으로 출력하기보다, 구조를 분석하여 적절히 분할 제작하는 것이 실물 모형 제작의 정확도와 작업 효율성을 모두 높이는 실전적 방법임을 배울 수 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정말 오래걸리고 어려운 작업이었다.
기본 모듈을 3D프린터로 제작한 것이다. 기계가 면을 채울때 선을 긋듯이 채우는 원리다 보니 모듈이 뻑뻑하게 잘 안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다. 또 나는 이번 작업을 통해 서포트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걸 하나하나 제거하는 것도 꽤 오래걸리고 번거로웠다. 이를 통해 3D 프린팅 제작 시에는 디지털 모델링 규격 그대로 출력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고, 조립 부위의 물리적 공차 고려와 서포트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향 설정 및 출력 방향 최적화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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