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진스 큐브를 처음 하면서 영감을 얻은 건 계란 후라이였다. 어떤 유닛을 하면 다른 동기들과 확실하게 달라 보일까 생각했고 후에 파빌리온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에 왠지 봤을 때 매우 구조적인 유닛이라면 하고 싶은 걸 하는게 아니라 억지로 이후를 생각하면서 만들어내는 것 같아 꺼려졌다. 그런 와중에 눈에 계란 후라이모양의 장난감이 보였고 이걸 타일처럼 보이게 벽에 붙이는 것이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정육면체 큐브를 바탕으로 계란 후라이 유닛을 직접 만들어서 각 면에 붙였다. 누구나 계란 후라이를 떠올렸을 때 넓은 면의 흰자 위에 살짝 볼록한 노른자를 상상할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하지만 많은 동기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 방향을 틀기로 했다.
방향을 틀지만 왠지 같은 구조적인 유닛을 반복하는 것은 역시나 꺼려졌기에 애초에 유닛을 다양하게 하면서 꾸민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을 기본 모듕을 상상하기 전 전제로 두었다. 파빌리온을 생각하니 기본모듈을 만들 엄두가 안나 처음부터 파빌리온에 대해서 먼저 생각했다. 계속 생각하다보니 어느 누구도 문화적인 것을 하지 않았다고 느껴져 본인이 문화가 잘 느껴지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의무를 느꼈다. 자연스럽게 한옥을 생각했다. 그래서 기본 모듈은 한옥의 처마나 마루, 기와 지붕과 기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했다. 언뜻 봐서는 기본 모듈 하나가 이미 집 그 자체처럼 보였다.
그래서 두 번째로 기본 모듈을 다시 만들었다.첫 번째 모듈을 하나의 유닛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옥이라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평범한 거리의 상점이라고 느껴졌다.
두 번째 모듈에서는 첫 번째 모듈에서 반복적인 '같은 유닛'에 지나치게 집중했던 것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두 번째를 만들면서 파빌리온이라는 것이 생각없이도 한 눈에 의도를 받게 한다면 실패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 번째 모듈은 다시 첫 번째 모듈을 추상화하여 만들었다.오히려 지붕 자체를 없앴고 직육면체만을 사용하면서 진행했다.
하지만 세 번째 모듈도 두 번째 모듈을 만든 후에 만들어서 그런지 한옥의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이 매우 답답했다.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네 번째 기본 모듈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array를 했을 때나 이 모듈을 여러 개로 붙였을 때를 생각하면서 시작했다. 그랬을 때 중요한 것은 어쩔 수 없이 기와지붕과 마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붕을 만들되 유닛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받치는 요소들을 추가했고 마루와 기둥을 하나의 요소처럼 이어서 만들었다.
기본 모듈에서 발전 모듈로 발전시킬 땐 강조와 덜어냄에 초점을 맞췄다. 기본 모듈에서는 array를 헀을 때 맞물려야한다는 제약때문에 boolean difference를 하면서 안쪽에 의미없다고 느껴지는 튀어나온 부분이 생겼기에 이것을 모두 제거했다. 제거하고 나니 의도하지 않았던 개방감을 강풍에 맞은 것처럼 크게 느껴졌다. 한편으로, 발전모듈에서는 지붕을 짧게했었는데 은근히 이 부분이 한옥이라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장난스러움이 묻어나 확실하게 끝까지 길이를 늘렸다.
파빌리온은 발전모듈과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르다고 생각했다. 발전 모듈이 만약 하나만 있었다면 그건 한옥이라 부르기에 애매할거라 생각했다. 발전 모듈을 하나 두었을 때와 여러 개를 두었을 때는 완전히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전 모듈을 4개를 지붕이 나온 부분끼리 서로 겹쳤다. 그렇게 되면서 하나의 집에 네 개의 방이 생기면서 개구부가 모든 면에 있기에 개방성을 챙기고 중앙에 축이 생긴다.
3D 프린팅, 전개도 모형, 렌더링, VR 등 다양한 매체의 감각과 결정의 요인
특히 렌더링에서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 자칫하면 색감때문에 촌스러워보일 수 있고, 구도가 보여지는 거에 있어 거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어떤 위치에서 어느 정도의 범위로 정하는게 매우 세밀해야한다고 느꼈다. 3D 프린팅은 서포트가 거의 필수인데 이것을 간과했었다. 1번 기본 모듈에는 2mm정도의 의도된 틈이 있는데 이걸 서포트하기엔 나중에 떼어낼 때 너무 짧고 안쪽에 들어가 있어 힘들 거라고 하셨다. 3D 프린팅과 전개도 모형 둘다 모듈을 직접적으로 만지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기본 모듈을 만들 때부터 계속해서 맞물리지 못하고 겹쳐지는 일이 잦았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너무 막막했다. 하지만 기본 모듈을 4개나 만들면서 중앙에 수치를 몇을 두면 가쪽에는 얼마나 작게 해야하는지, 앞으로 튀어나오게 한다면 튀어나오는 유닛끼리의 순서는 어떻게 되야하는지 등 하면서 느낄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맞물리는 걸 수정하면서 기본모듈을 수정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마냥 힘들었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내가 의도하고자 하는 것을 만들려고 하니 4개의 기본 모듈이 생겼고 시간이 많이 들고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느꼈고 오히려 이런 끝까지 시도를 하지 않았을 때 계속해서 꺼려짐을 버리지 못할 걸 생각하니 뿌듯했다. 전개도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덜 힘들었다. 사실 직접 모형을 만들기 위해서 전개도를 짠다고 생각하면서 기본모듈을 만들고 발전모듈을 만들게 되면서 의도하고자하는 부분을 만들기는 쉽되 빠지는 부분 없이 표현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전개도를 unjoinedges룰 안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어떤 부분을 잘라서 펼쳐야되는지 관찰했다. 하면서 전개도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갑자기 다시 겹쳐지는 부분이 생길 때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다시 복잡해지기 전까지의 전개도를 만들고, 애초에 면을 모두 분리한 전개도를 따로 옆에 두면서 정육면체 부분, 지붕 부분, 받쳐주는 부분 이렇게 파트로 나눠서 만들게 되었다. 렌더링을 하면서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혼자로는 만들 수 없다고 느끼는 감각이 있다고 느껴졌다. 이런 부분은 혼자 계속 고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원하는 감각을 가진 사람의 것을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되돌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니 일단 '해보고 느끼고'를 반복하는 것이 재밌다고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