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1에 주어진 선택지 10개 중 내가 선택한 건축물은 네임리스 건축사무소의 아홉칸 집이다. 10개의 건축물들을 봤을 때, 내가 했던 1학기 마지막 과제와 무언가 닮아 있었다. 아홉칸 집의 아홉칸 그리드와 그 위에 배치된 벽들은 거주자로 하여금 자신의 집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입맛에 맞추어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건축물에 거주자가 삶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거주자의 삶에 건축물이 맞춰질 수 있는 점은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하고자 했던 개념은 2가지였다. 첫번째는 거주자로 하여금 공간의 구성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특징을 확장하여 공간 자체를 향유하고 생각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였고, 두번째는 아홉칸 집에서 빛, 동선, 시선 등 여러 건축적 요인들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벽' 자체의 개념을 건축적 도구로 사용하여 아홉칸 집을 재구성하는 것이였다. 크리틱을 받으며 '벽' 자체에 대한 개념을 활용하는 것이 아홉칸 집의 구조로부터 나오는 건축, 인간적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벽'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였다.
벽은 다룰 수 있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에 벽의 무작위 배치를 통해 여러 개념들의 발견 자체를 추상화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무수히 많은 케이스와 정해져 있지 않은 규칙이라는 한계 때문에 비효율적인 방법이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홉칸 집의 그리드에서 벽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16개의 점들을 정하였고, 이 점들에서 벽의 가능 길이, 방향 등의 베이스 데이터를 뽑아 phase 1의 최종 결과물인 'Wall Game'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로 사용하였다. 공간의 막히지 않음과 같은 게임 자체의 규칙을 부여하며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모형은 'Wall Game' 자체를 표현하기 위해 게임의 게임판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모형 제작에 임했다. 자석을 통해 벽 모듈들이 규칙에 맞춰 자유롭게 배치되며 벽을 관찰하는 시뮬레이션 게임판으로 존재하도록 제작하였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업으로 위에 보이는 case24 드로잉에 착안하여 모형의 벽 모듈들을 배치한 사진들을 그룹화하여 connection, direction, division, enclosure의 네가지 건축 키워드들로 분류하는 작업을 통해 'Wall Game'의 궁극적 목표였던 벽을 통한 건축적 개념들의 발견을 추상화하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