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퍼스널 스페이스는 타인의 간섭이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개인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외부와 차단된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1인 공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특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이 공간을 점유할 때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시야와 관점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를 설계의 핵심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설계 대상은 배봉산숲속도서관의 일부 공간이다. 기존 공간에 새로운 다락 구조를 삽입하여 개인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인 1인 공간은 벽으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개인의 독립성을 확보하면서도 공간의 개방감과 다른 이용자들과의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였다. 이에 따라 설계된 다락 공간은 도서관 내부와 관계를 맺으면서도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로 계획되었다.
가장 특징적인 공간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 도달하는 2층 다락 공간이다. 이곳에는 독서와 학습이 가능한 책상 공간을 배치하였으며, 기존 도서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시점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배봉산숲속도서관에는 사람들과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데, 이 다락은 이용자에게 도서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같은 공간 안에 있으면서도 다른 이용자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높은 위치에 자리한 공간이 아니라, 개인만이 점유할 수 있는 시야를 통해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외부와 단절된 환경이 집중력과 안정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1층에는 비교적 폐쇄적인 형태의 공간을 구성하였다. 벽면에 뚫린 작은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최대 3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다. 혼자 방문한 이용자는 이곳에서 독서나 사색과 같은 개인 활동에 몰입할 수 있으며, 소수의 인원으로 이루어진 일행 역시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가장 왼쪽 공간은 창문과 연결하여 숲속도서관만의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폐쇄성과 개방성이 공존하는 공간 경험을 의도한 결과이다.
또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채광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계단 주변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이동 과정이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일부 벽을 절반 정도 개방하고, 상부 지붕을 유리창으로 변경하여 자연광이 내부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2층 공간에도 작은 창문을 설치하여 적절한 채광을 확보하고 시각적인 개방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공간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연과 연결된 쾌적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평면도에서는 기존 도서관과 새롭게 계획한 공간의 관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내가 설계한 공간이 전체 구조 속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단면도에서는 다락 구조와 계단, 1층 개인 공간의 높이 관계 등 입체적인 공간 구성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특히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들이 수직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다.
엑소노메트릭 도면에서는 1층과 2층 공간을 분리하여 표현함으로써 각 공간의 특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1층에는 앞서 이야기한 개인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그 뒤쪽에는 구조상 사람이 사용하기 어려운 여유 공간이 형성된다. 초기에는 이 공간을 개인 공간으로 확장하는 등의 방안을 고안하였으나, 계단 구조와 높이 조건을 고려했을 때 실제 사용성은 낮다고 판단하였다. 대신 이 공간을 도서관의 여분 도서나 기자재를 보관하는 작은 창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비록 모형에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개인 공간 내부에 작은 문을 설치하여 관리 공간으로 연결된다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이번 설계를 통해 나는 1인 공간이 단순히 혼자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개인에게만 허용되는 시야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탐구하였다. 폐쇄성과 개방성, 독립성과 연결성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을 하나의 공간 안에서 조화시키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도서관 환경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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