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은 한적하다. 차가 다니기 힘든 혹은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 사이로 바람이 걸어다닌다. 그와 대조적으로 서촌을 자르는 6차선의 자하문로는 교통량이 많다. 이에 인접한 통의동 70에 붙은 인도에서는 차에 떠밀리는 바람과 엔진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 느낌이 서울에서 낯설지는 않지만 대로와 접하지 않은 서촌과 비교되며 자동차들이 더욱 크게 보인다. 대로로부터 구분짓기 위한 높은 성벽 무늬의 콘크리트의 벽이 미술관 내부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안쪽에 독립된 인공 자연을 만들어 한적한 분위기를 만든다.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어진 입면은 그 높이와 겉면에 새겨진 조적된 돌의 무늬로 도로면으로부터 단절되는 이미지를 형성한다. 입구로 가기 위한 길에는 나무들과 콘크리트 벽을 따라 흐르는 폭포가 바깥의 소리를 한 번 더 조용하게 만든다.
콘크리트 벽으로 생긴 곡선을 따르는 입장로는 지하로 내려가 내부의 원형의 계단과 원형의 램프로 이어진다. 방문객들이 곡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고 미술관의 중앙을 동선 길에게 내어주어 전시장은 바깥으로 도는 형태로 구성한다. 중앙부의 천창을 통해 옅은 빛이 들어오는 내부 동선에서 더 밝은 외부 동선으로 발걸음이 이어지며 로비에서 전시 공간으로의 공간 변화를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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