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지인 통의동 70번지는 ‘서촌’이라는 상업적·관광적 활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일상적인 주거 지역이 공존하는 독특한 장소다. 실제로 이곳에서 거주하고 생활하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풍경이 가득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주변 미술관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인근의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대형 국공립 기관들이 한국의 전통 유물과 대형 담론을 수용하는 것과 달리, 서촌 필지 내 소형 미술관들은 주로 해외 작가의 사진전이나 소규모 회화 전시 위주로 운영되고 있었다.
서촌의 장소성에 비해 정작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다루는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출발하여,한국의 공예와 현대 한국 예술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현대적인 한국적 미학을 경험하게 하고자 한다.
선례분석 대상으로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의 ‘뮤제오 주멕스(Museo Jumex)’를 분석했다。 사다리꼴의 기하학적 형태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역중력) 매스를 통해 시각적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이 미술관은, 특히 강렬한 톱날형 천창 을 통해 메인 전시관에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이 선례에서 영감을 받아 매스감과 천창을 구성했다。
디자인은 가장 단순하고 정직한 ‘박스형 매스’에서 출발하지만, 부피감과 길이감의 변형을 통해 외부 가로에 신선한 시각적 긴장감을 형성했다. 단단하고 투박한 외부 매스감과 대비되도록, 내부 진입 시에는 여러 번 꺾인 조형적인 계단을 배치하여 공간에 반전과 계단 자체가 하나의 공예품으로 느끼게 하였다。
매스의 조합과 변형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외부 테라스와 전이 공간들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서촌의 주민들을 위한 열린 라운지와 쉼터로 구성하여 도시와 가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