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분석을 통해 주변 건축물들은 개구부, 벽, 계단, 레벨 차이를 통해 공원과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예술가의 집은 이러한 도시적 흐름에서 분리되어 있었다. 따라서 본 프로젝트의 핵심 주제는 단절된 도시를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주제를 실현하기 위해, 설계는 먼저 동선의 재구성에서 시작된다.
도시와 건물을 연결하기 위해 기존 출입구와 복도를 재구성하였다. 기존의 진입 흔적은 유지하되, 이를 기준으로 새로운 판과 동선을 확장하여 도시의 흐름이 건물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계획하였다. 확장된 판은 단순한 증축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이 건물 안에서 머무르고 배움으로 전환되는 장치가 된다. 이 프로젝트에서 배움은 고정된 실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유입되어 공간을 이동하며 경험되는 과정이다. 프로그램은 지나가며 접하는 배움, 머무르며 깊어지는 배움, 실험하며 확장되는 배움으로 나누었다. 실험의 공간을 중심에 두고, 그 주변으로 지나가고 머무르는 배움의 판을 배치하여 사람들이 활동을 목격하고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1층은 도시의 흐름이 길처럼 자연스럽게 내부로 들어오는 열린 진입층이다. 내부에는 4개의 실험 공간을 분절하여 배치하고, 사람들은 건물을 지나며 각 공간의 활동을 목격한다. 건물 내부의 도시 축은 외부로 이어져 계단이 되고, 그 주변에는 머무를 수 있는 판을 배치하였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야외에서 실험 공간을 바라보고, 계단과 판 위에 머무르며 도시와 건물의 활동을 함께 경험한다. 야외 공간 위에는 간격이 다른 보를 배치하여 이동 중 다양한 빛과 그림자의 경험을 만들었다. 보의 간격은 단순한 구조를 넘어, 사람들이 지나가며 공간을 다르게 인식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후면부에서는 기존 슬라브의 판을 연장하여 2층에서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판을 만들었다. 후면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은 내부로 진입하며 실험 공간을 자연스럽게 목격한다. 실험과 배움의 공간 사이에는 틈을 두어 빛, 시선, 가구가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
외부 공간은 기존 구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주요 동선을 유도하는 바닥 패턴을 통해 재구성하였다. 1층 출입구가 열린 공간으로 계획되면서, 마로니에 공원의 패턴이 건물 안팎으로 확장되는 형태를 만들었다. 예술극장의 무대적 벽과 기존 출입구의 흐름을 이어받아 외부 판과 계단을 구성하였다. 이 흐름은 방통대학교로 연결되는 다리까지 확장되며, 기존에 단절되어 있던 공원, 건물, 배후 도시를 다시 연결한다.
공간 전략은 구조 방식으로 이어진다. 신축부는 기둥의 열주와 플랫한 슬라브로 구성되어, 기존 건물에서 확장되는 판의 흐름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증축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을 내부로 받아들이는 구조적 질서가 된다. 기존 구조는 새로운 동선과 보이드를 만들기 위한 바탕으로 활용된다. 중앙 통로는 기존 슬라브와 보를 보강해 비워내고, 십자기둥과 책장을 배치하여 머무르는 배움의 공간으로 재구성하였다. 와플 구조의 그리드는 빛, 보이드, 동선의 기준이 된다. 구조는 단순히 공간을 지지하는 요소를 넘어, 사람들이 머무르고 배움을 경험하는 하나의 공간 질서로 작동한다. 이 프로젝트는 단절된 예술가의 집을 도시의 흐름, 공공 활동, 배움이 다시 연결되는 공간으로 바꾸는 제안이다. 외부에서는 닫힌 매스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위아래 공간이 시각적으로 연결되고, 사람들은 이동하며 실험하는 공간을 목격한다. 도시는 건물 안으로 들어오고, 건물은 지나가고 머무르는 배움의 장면을 만든다. 결국 예술가의 집은 고립된 건물이 아니라, 도시와 배움이 서로 이어지는 열린 공공 인프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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