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대지를 분석하며 가장 주목한 점은 도로를 기준으로 좌우 필지가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밀도, 조경의 영향, 길의 계층 등에서 차이가 나타났으며, 특히 좌측 필지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서촌 답사 과정에서는 벽에 남겨진 글과 그림, 그리고 책방에 기록된 방문객들의 감상평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기록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사람들 간의 간접적인 소통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미술관 프로그램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특히 벽에 남겨진 시에서 영감을 받아 시와 그림을 함께 전시하는 시화전시 프로그램을 계획하였으며, 관람 이후 관람객이 자신의 감상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구성하였다.
초기 매스는 좌측 필지의 정적인 분위기를 반영하여 그리드를 대지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계획하였다. 이후 삼각형 모서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선례로 분석한 리차드 마이어의 아테네움의 웰컴 파사드 개념을 적용하였다. 최종안에서는 사람들의 동선을 유도하고 파사드의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 두 개의 파사드를 배치하였다. 또한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1층 매스를 들어 올려 오픈 스페이스를 확보하였다.
공간은 중앙 외부 공간을 지나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었으며, 진입부 뒤편에는 조경 공간을 배치하여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라운지 공간은 측창과 천창을 통해 충분한 채광과 조망을 확보하여 관람 전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미술관의 핵심 프로그램은 오픈형 수장고이다. 수장고는 실내와 실외 모두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으며, 2층까지 수직적으로 연결하여 가시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작품 보관 과정을 전시의 일부로 드러내고 외부 방문객의 유입을 유도하고자 하였다. 전시는 2층에서 시작되어 순환 동선을 따라 3층까지 이어지며, 이후 다시 라운지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동 통로에도 전시벽을 설치하여 관람 과정 전체가 전시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동선을 따라 천창의 크기가 점진적으로 커지도록 설계하여 공간의 개방감이 단계적으로 변화하도록 하였다. 기록 공간에서는 측창을 통해 파사드 내부의 조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하여 관람객이 개인적인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최종적으로 이 미술관은 작품 감상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의 기록이 함께 축적되며, 서로 다른 시간에 방문한 사람들이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 도면
- 패널
-렌더샷
- 1:200 매스 모형
- 1:100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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