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2를 시작하고 답사를 위해 배봉산 숲속 도서관에 처음 들어섰을 때 나는 짜릿함을 느꼈다. 천장의 실제 높이, 측창과 통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도서관 실내 목재 마감이 주는 따뜻함, 도서관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등을 보면서 도면으로 처음 접한 공간이 실제 내 눈 앞에 펼쳐있으니 평소 건축물을 접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Phase2의 첫 시작은 손도면 그리기였다. 제공된 30:1 스케일의 도면을 보고 스케일자로 50:1로 변환해 a3 켄트지에 손도면을 그렸다. 그리게 된 도면은 평면도, 입면도, 횡단면도, 종단면도였다. 답사를 통해 기록한 건축물과 제공된 도면이 조금 달라 반 친구들과 함께 오류를 수정해가며 도면을 그렸다. 손 도면을 그리면서 다가온 어려움은 용지에 건물 위치 잡기, 선 위계 구분이었다. 가선 긋기를 통해 건물 위치를 잡았고 다양한 두께의 샤프심을 활용해 선의 위계를 잘 구분해 손도면을 완성했다. 완성된 손도면에 글씨를 쓰는데 너무 유치해 보여서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하던 중 한 권의 책을 읽었고 그 책에서 해결책을 주었다. 알려준대로 글씨 위 아래에 기준선을 긋고 글씨를 쓰면 더 잘 써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Phase2의 첫 번째 과제인 손도면 그리기를 완료하고 반 친구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 30:1 스케일의 건축 모형을 제작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전문적으로, 도면을 바탕으로 만드는 첫 번째 건축 모형이었다. 우리 반끼리의 회의에서 우리는 모두 건축물에 드러나는 목구조가 인상깊었다고 느껴 흰색 건축물에 나무 자재로 목구조만 돋보이게 하기로 결정했다. 마감재, 외벽, 내벽 각각을 다른 두께의 자재를 재단해 벽을 만들었다. 캐드로 도안을 뽑고 이를 바탕으로 재단하였다. 우리는 건물의 줄기초를 표현하기 위해 높이를 5mm 길게 도안을 뽑아 5mm만큼 땅이 될 우드락 보드에 박아 넣었다. 창문은 아크릴을 재단해 만들었고 폼보드를 활용해 창틀을 제작했다. 지붕을 제작할 때 벽과 다른 포맥스라는 다른 단단한 자재를 활용했다. 포맥스를 지붕 크기로 재단하고 슬레이트 입면도 표현했다. 단면도를 통해 서까래가 치장서까래 구조서까래로 나누어져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발사나무를 각각 나누어서 재단했다. 구조서까래는 외부 지붕에 바로 붙이고 그 구조 서까래 위에 내부 지붕을 붙이고 그 위에 또 치장서까래를 붙여서 지붕을 마무리했다.
30:1 모형은 내부가 매우 잘 보인다. 그래서 우린 내부 보와 기둥, 그리고 가구에도 신경썼다. 기둥은 나무를 재단해 만들었다. 목구조는 서로 끼워서 고정할 수 있다는 특징을 반영해 우리는 기둥에 구멍을 뚫고 나무 보를 끼워 고정했다. 그리고 나머지 가구들 모두 흰색으로 통일해 건축물이 돋보이도록 했다. 모두 완성하고 조립해보니 재단을 완벽하게 해낸 우리반 친구들 덕에 각각 제작한 부품들이지만 모두 잘 들어맞았다. 인생 처음으로 만든 모형치고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드는 모형인 것 같다.
모형 제작을 마치고 설계 반 내에서 두 팀으로 나눠 1:1 단면도 드로잉을 시작했다. 현수막에 검정 마스킹 테이프로 드로잉했다. 팀원 모두 야외로 나가 독서하는 것을 열망했다. 그러나 배봉산 숲속 도서관은 책을 대여하지 않고 야외 독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미국에선 지붕에 루프 발코니라는 것을 설치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를 참고해 우리는 도서관에 2층 발코니 증축을 설계해 그렸다. 신체 사이즈를 고려한 안전한 난간 높이에 대한 법을 참고해 난간 높이를 정하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높이의 지붕 높이를 설정했다. 팀원 당 한 계절씩 담당해 계절별로 발코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작성했다. 나는 여름을 담당했다. 나는 여름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이면서 여름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또 층고가 높고 양옆이 트인 공간에서 하는 독서와 공부를 선호한다. 이 모든 것을 느끼기엔 발코니가 적합했다. 또 비가 내리면 발코니 지붕 속 의자에 앉아 빗소리와 냄새를 느끼며 독서를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봄, 가을, 겨울도 다른 팀원들이 맡아 진행했다.
이렇게 크게 세 덩어리의 과정들을 거쳐 Phase2의 마침표를 찍었다. 도면 작성과 모형 제작이라는 인생 첫 경험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더 성장했다. 이번 Phase를 통해 건축에 대한 흥미와 애정도 더 커졌고 동기들과의 협업 역시 정말 뜻깊은 순간이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 내가 만든 도면이 실제 건축물이 되는 순간을 목표로 계속 성장하고자 한다. 남은 Phase3도 열심히 해서 건축설계기초를 잘 마무리 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