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한창 피던 봄, 페이즈 1이 끝나고 배봉산 숲속 도서관에 갔을 땐 그곳에 이렇게 많이 오게 될 줄 몰맀다.
첫 답사를 갔을 때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서까래와 보, 그리고 책장까지 목구조라는 건물의 특징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열람실 1과 카페를 지나 열람실 3로 가는 통로에선 통창으로 보이는 서남쪽의 풍경과 북동쪽의 중정이 도서관에서 가장 외부와 연결 된 공간이라고 느꼈다. 이 날엔 그저 보이는대로, 감상하며 장면을 스케치했었다.
첫 답사를 갔을 때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서까래와 보, 그리고 책장까지 목구조라는 건물의 특징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열람실 1과 카페를 지나 열람실 3로 가는 통로에선 통창으로 보이는 서남쪽의 풍경과 북동쪽의 중정이 도서관에서 가장 외부와 연결 된 공간이라고 느꼈다. 이 날엔 그저 보이는대로, 감상에 기반해 총 네 개의 장면을 스케치했었다. 또 한번은 이른 아침 도서관에 혼자 가봤다. 처음엔 도서관 안에서 4시간 있어보기를 행하려 했는데 봄 날씨가 좋아서인지 밖으로 나가는걸 참을 수 없었고 이내 밖으로 나가 도서관 밖에 존재하는 것들을 스케치하며 그려봤다. 바깥은 쉴 새 없이 오가는 부모님과 아이들로 붐볐다. 나보다 먼저 와 내가 다시 들어갈때까지 그네를 타는 아이도 있었고 땅을 파 수로를 내고 다리와 모래성을 만들던 건축가의 스파크가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또 나에게 떨어진 꽃잎, 카페의 간판, 수수꽃다리, 까치, 강아지까지 생각보다 더 많은 녀석들이 이 건물 주변에 있었다. 이제 다시 안으로 들어가 도서관 속을 그려봤다. 여러 책들이 있었고, 귀여운 마스코트도 있었다. 숙제하는 어린아이, 신문을 읽는 할아버지, 책을 정독하던 중년의 여성분을 비롯해 같은 공간에서 저마다의 세상에 집중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대부분의 도서관 공간이 그러겠지만 야외 공간은 밝고 활기찬 공간인 것에 비해 내부 공간은 조용하고 정적인 공간이라는 대비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오후에 방문했더니 때 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정말 아름다웠다. 통창에 내린 블라인드에 비친 나무 그림자는 도서관에서 여기가 숲 속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듯 하면서도 곧 영업이 끝나니 이제 슬슬 독서를 마무리하라는 신호 같았다. 나에게 배봉산 숲속 도서관의 창문은 도서관을 숲속 도서관으로 만들어주는 경계였다.
그 후 도서관에 앉아 퍼스널 스페이스를 찾기 위해 내가 뭘 원하는지 생각해봤다, 내가 느끼기엔 청계천 야외도서관처럼 완전한 외부 공간이 내가 가장 선호하는 독서 경험을 제공해주는데 나는 이 방향으로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발전시키고자 했다. 지금의 도서관에서 야외가 가장 잘 느껴진 순간은 낮은 의자에 앉았을 때 보이던 하늘과 창 밖 풍경이었고 실제 야외 공간인 테라스는 나가기 위해 책을 대출하고 열람실 3, 2, 1을 거쳐 가야 하는 점이 아쉬웠다. 나와 함께 공동시나리오와 1:1 단면도를 준비한 조원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으며 우리의 방향성을 밖으로 나가고 싶은 사람으로 삼게 된 계기였다.
아름다운 야외 풍경에 집중해 내부에서 보이는 외부 자연과 풍경을 꼴라주로 표현했다. 외부의 풍경에 내가 주목하게 된 계기가 내부로 들어오는 빛이었기에 소프트라이트 효과를 넣어 몽글몽글하게, 층층이 쌓인 숲을 실제 사진을 쌓아 표현했다.
이 콜라주는 높은 의자와 낮은 의자, 의자의 높낮이와 각도가 달라질 때 보이게 되는 풍경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표현해봤다. 낮고 등받이 각도가 큰 의자에서 자연스레 나무와 하늘로 시선이 유도됨을 느꼈고 그 의자에서 보이는 풍경, 포근함과 높이가 나는 내 독서 공간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나의 동작과 자세를 콜라주로 표현해 집중의 과정과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 보았다. 하늘은 내가 바라본 풍경을 강조하기 위해 천창으로 표현했다.
외부 공간을 어디에 만들지 고민하던 중 1:1 단면도를 오픈스페이스 2층에 걸어보니 지붕에 테라스를 만들 가능성이 보였다. 2층 바닥을 단면도의 테라스 삼아서, 건물의 내부에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테이프로 표현하고, 발표에서 우리가 직접 밖에 나간 사람들이 되어서 우리가 자연을 느끼는 모습을 표현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번 시나리오의 전체 테마 중 공간의 신체성을 고려하여 우리는 성인이 기대기 좋은 1200의 펜스와 앉아도 서 있는 것 같은 눈높이를 위한 800의 의자를 마련해 테라스 외부에서는 풍경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지붕이 존재하는 부분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몸을 숙이고 아늑한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최고 높이를 1700으로 가정해 자연스럽게 몸을 숙이고 낮은 자세를 취하게 하며 자연스럽게 마룻바닥에 앉거나 밖으로 나가 앉는 두가지의 선택지를 마련했다. 공간의 구조와 형태는 동일한 행동을 유도하기에 내가 포착한 낮은 의자에 앉아 올려다 보게 될 때 보이는 하늘과 나무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비롯해 다른 조원들이 추구하던 아늑한 공간, 타인을 사방에서 지각하지 않는 공간, 층고가 없이 뻥 뚤린 야외 공간을 비롯해 우리가 추구하던 각자의 공간을 이 공간에 반영했다.
내부는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우리 네 팀원의 갇힌 상태이며 발표를 통해 직접 테라스 위에서의 우리를 표현했다. 자연을 주제로 삼은 만큼 4시간이라는 내용을 사계절로 해석해 각자 하나의 계절을 담당해 그 계절의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그 부분을 직접 연기하며 야외 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의 가능성을 표현하였다. PPT디자인은 내가 담당하였는데 우리가 증축한 부분을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해 그려 표현하였고 우리 개개인의 퍼스널스페이스가 야외로 귀결되는 과정을 한명 한명이 공간을 점유하는 모습이 점점 겹쳐지는 형태로 구성했다. 각각의 계절 시나리오를 보여주는 파트에서는 사람의 실루엣으로 단순화하여 스케일감이 느껴지면서도 각각이 다른 이유로 나가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앞선 과정을 진행하며 공동 모형 역시 착실히 준비했다. 나는 공동 모형을 만들 때 역할 분담과 기둥과 보, 그리고 할 일 찾기를 담당했다.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를 잡은 우리는 내부 내벽과 기둥, 그리고 지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계속된 인쇄 사이즈 오류로 인한 칼질 실수와 맞지 않는 벽에 우리는 지쳐있었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매일 우리의 진행도와 내일 해야하는 부분을 간단하게 스케치하며 빠르게 진도가 나가도록 노력했다. 또 지붕 모형을 만들기 위해 여러 건축물의 도면을 확인하고 지붕의 구조를 찾아보며 우리가 해석한 방식으로 구현하였다.
이때 전통건축에서 서까래, 도리, 보가 교차하는 구조를 이해한 뒤 한옥은 아니지만 서까래를 가진 배봉산 숲속도서관에서 어떻게 표현하는지 확인했다. 도면을 보면 한옥과 달리 도리는 서까래를 받치기보단 서까래 위 지붕 외판을 받치는 부분에 있기에 전통 한옥에서 구조적인 측면으로 넘어오며 간소화되고 달라진 모습들을 확인했다. 서까래라는 구조가, 목조라는 구조가 못을 최소화하고 부재끼리 맞물리게 연결하는 방식이기에 보와 맞물린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판단, 지붕의 서까래가 벽체와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방식에 집중했다. 기둥과 측창 틀 역시 접착제를 최소화하고 기둥에 보를 끼워서 제작했다. 배봉산 숲속 도서관에서 이 목구조와 나무가 답사에서도 눈에 들어왔는데 모형에서도 이 부분이 잘 느껴지도록 목구조와 비목구조만을 구분하여 모형을 제작했다.
모두가 열심히 작업에 임했고, 2주간 다들 매일같이 출근해 머리를 합친 결과물이 너무 잘 나와 김동적이고 고마웠다..
아침과 낮의 자연 채광이 드러나게 찍어본 사진
1:50 도면을 그릴 땐 처음엔 그저 보이는대로 따라 그렸다, 그러나 도면을 계속 그리고, 답사를 다닐수록 도면이 잘못된게 보이기도 하고 시공 단계에서 달라진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그냥 선인줄 알았던것들이 그 속에서 위계가 있고 말하는 것이 다르다는걸 알게 될수록 숙제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점점 더 재미있게 임할 수 있었다.
페이즈 2를 마치며 나는 배봉산 숲속 도서관에 부쩍 가까워졌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처음엔 마냥 좋았고 그저 칭찬할 뿐이었는데 방문하고, 도면을 그리고, 모형을 제작하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 공간에서 왜 이렇게 행동하고 이렇게 움직이는지, 왜 좋고 왜 내가 이끌릴지, 그리고 내가 이 장소를 어떻게 느끼고 싶은지까지 점점 더 고민하게 되었다. 페이즈 3에서는 내가 보고 듣고 느낀 이 장소를 나만의 독서 공간으로 편입시켜 다른 동기들을 설득하고 더 잘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