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personal space”에 대한 나의 이해는 점차 확장되었다. 초기에는 개인 공간을 사람들 사이의 단순한 물리적 거리로 인식했지만 관찰과 분석 그리고 도면 및 모형 작업을 통해 그것이 거리뿐만 아니라 시선, 공간 구성 방식 그리고 환경적 분위기에 의해 복합적으로 형성되는 개념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프로크세믹스(proxemics) 이론에 따르면 개인 공간은 고정된 물리적 범위가 아니라 상황, 관계, 문화적 맥락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심리적·공간적 개념이다. 배봉산 숲속도서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대형 통창 앞 좌석이었다. 당시 도서관은 많은 이용자로 혼잡한 상태였지만 해당 좌석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personal space가 형성되었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등을 지고 앉는 배치로 인해 시각적 자극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개방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공간감이 확보되는 경험을 하였다. 또한 통창을 통해 자연이 시각적으로 지속적으로 개입하며 공간의 개방성과 심리적 안정감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었다.
이후 나는 유사한 공간 경험을 비교하기 위해 다른 도서관 사례들을 조사하였다. 그 중 Sejong National Library(세종 국립도서관)는 자연광의 유입, 차분한 공간 분위기 그리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좌석 배치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personal space가 형성되는 사례로 인식되었다. 해당 공간은 추후 직접 방문하여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결과적으로 개인 공간은 단순한 거리 개념이 아니라, 시각적 관계, 공간의 개방성 그리고 이용자의 지각 방식에 의해 구성되는 동적인 개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면 분석 도면 작업을 통해 도서관 공간의 구조적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평면도는 창, 가구 배치, 빈 공간 그리고 이용자의 동선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도구였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요소들이 개인 공간(personal space)의 밀도와 경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도면을 그리는 과정은 공간을 구성 요소 단위로 분해하고 다시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느껴졌으며, 동시에 높은 집중도와 안정감을 제공하는 작업이었다. 특히 선의 굵기, 거리, 배치 방식이 모두 개인 공간의 인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체감하였다. 이를 통해 실제 공간의 스케일과 이용자 간 거리감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으며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개방감과 실제 공간 내 personal space의 밀도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모형 제작 모형 제작 과정에서는 벽체 요소 및 세부 디테일을 중심으로 공간의 구조와 재료 간 관계를 분석하였다. 작은 구성 요소들이 전체 공간의 인상과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동시에 개인 공간의 물리적 경계를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특히 벽의 두께, 재료의 접합 방식 그리고 구조의 전환 과정은 공간의 경계성과 깊이감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요소들은 이용자의 personal space가 어떻게 분리되거나 연결되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장치로 이해되었다. 또한 평면 도면으로 이해하던 공간이 입체적인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이해가 보다 직관적으로 확장되었으며 이는 개인 공간을 3차원적으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추가적으로 모형에는 색을 적용하여 공간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가구 및 일부 요소에 색을 부여함으로써 모형은 보다 생동감 있는 형태로 변화하였으며 이는 공간 내에서 personal space의 감정적 경계를 시각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1:1 드로잉 및 시나리오 이후 1:1 스케일 드로잉을 통해 실제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보다 직접적으로 분석하였다. 실제 크기의 도면 위에서 사람의 움직임과 시선이 personal space를 어떻게 확장하거나 압축시키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건공이”를 중심으로 한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 평화로운 도서관 공간에 건공이가 갑작스럽게 등장하며 그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당황한 상태로 공간을 이동하며 출구를 찾지 못한다. 건공이는 공간을 위협하는 존재라기보다는 환경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하며 그 결과 이용자들은 놀라거나 반응하거나 혹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기존에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공간 구조를 변화시키고, 이용자 간 개인 공간 또한 서로 교차하고 재구성되는 계기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1:1 드로잉은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니라, personal space의 실제 작동 방식을 실험하는 장치로 작용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 공간은 고정된 경계가 아니라, 상황, 환경, 그리고 인간의 행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유동적 시스템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 Edward T. Hall. 1966. The Hidden Dimension. Anchor Books. 구윤희. 2009. 프로세믹스(Proxemics)적 관점을 통한 공간인식과 공간표현의 차이에 관하여. 기초조형학연구.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360581 국립중앙도서관 세종관 https://www.sejong.go.kr/eng/sub03_0103.do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아나스타샤 플레하노바 의 저작물인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uosarch.ac.kr., Some rights reserved.
고장 및 불편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