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Phase 2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Personal Space는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Personal Space는 단순히 마음에 드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몸과 공간이 서로 반응하며 형성되는 관계의 구조 라고 정의하게 되었다. 사람은 공간 속에서 서있고, 앉아 있고, 걷고, 멈추는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기준으로 공간을 인식한다. 따라서 공간이란 단순한 형태로 역할을 하는게 아닌 인간의 행동과 감각을 유도하는 물리적 장치 라고 생각했다. 배봉산 숲도서관을 답사하면서 나는 이러한 공간의 신체성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배봉산 숲도서관은 산의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다. 기존 자연환경을 유지한채 건물과 주변 자연이 경쟁하지 않고 서로 어울려 있던 것이 인상 깊었다. 긴 창과 통창은 시선을 수평적으로 확장시켜 자연과 쉽게 교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나무라는 재료를 외부와 내부에 여러 곳에 사용하여 촉감과 색감을 통해 실내에 머무르는 신체의 긴장을 완화하였다. 이를 통해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책을 읽는 장소가 아니라, 몸의 속도와 행동을 조절하는 장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배봉산 숲속 도서관을 답사하며 가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느끼게 되었다. 건축물이라는 거대한 겉 포장지가 공간의 전체적인 구조와 분위기를 만든다면 가구는 건축물 안에서 신체가 직접 맞닿고 의지하는 밀접한 제2의 건축이자 사람들이 그 장소에 대한 애착을 느끼고 Personal Space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배봉산 숲속 도서관의 Personal Space를 형성하게된 주요 원인도 가구와 공간의 연결성에 있다. Personal Space로 선정한곳은 책장사이에 있는 구석진 곳과 큰창이 있는 실내 마루부분이였다. 내가 추구하는 공간은 나를 감싸주는 아늑함과 조용히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책장이 벽과 모서리 부분에 둘러쌓여 배치되어 나에게 아늑함 안겨주었다. 또한 큰창은 자연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도면 작도 과정은 답사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공간과 건축물의 요소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 중요한 경험이었다. 답사해서 실측한 치수들과 제공받은 1:30 스케일도면을 바탕으로 1:50 스케일로 평면도와 단면도를 작도하였다. 도면의 두꺼운 선은 구조적인 벽체와 지면 등을 나타내고가는 선은 가구와 창호를 나타내며 공간의 기하학적 치수들과 표현들을 이해하고 이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실제 공간에서 느꼈던 거리와 높이가 도면에 선으로 변환 되는 것을 경험하며 도면이 단순히 건물의 치수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비어 있는 공간에 신체적 행위의 가능성을 불어넣고 인간의 신체적 척도를 기준으로 삼아 보이지 않는 행위를 구조화하는 행위라는 것을 깨달았다. 도면을 그리기 전에는 벽과 기둥, 창호를 단순히 건물을 지탱해주는 구조적인 요소로 인식했지만 이후 도면을 분석하고 작도한결과 벽의 두께는 내 Personal Space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창호의 선들은 실내에서 내가 외부의 자연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창가 주변의 좌석 배치는 단순한가구 배치가 아니라 사용자가 빛과 풍경을 가까이 경험하도록 만드는 장치였다. 도면은 실제 공간의 모든 감각을 담지는 못하지만, 공간의 질서를 분석하고 관계를 이해하게 만드는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공동 모형 제작을 하며 도면을 통해 평면으로 이해를 했었던 공간을 입체로 전환하며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1:30 스케일 모형의 제작을 통해서 벽체의 두께와 창의 깊이, 지붕의 경사도와 같은 요소들이 건축의 공간감을 형성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C반은 모형을 제작할 때 목구조와 하중 흐름을 핵심으로 보고 이를 시각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전체적인 채색을 하지 않은채 목구조를 강조하여이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목구조의 짜임과 맞춤을 결구 방식으로 재현을 하기 위해 지붕 구조와 중간 기둥들이 접착제 없이도 서로 물리적으로 맞물려 끼워지도록 제작했다. 벽체의 구조를 표현하기 위해선 여러 겹 벽을 겹쳐 실제 벽체 두께를 정밀하게 표현했으며, 외부 벽체의 벽돌은 촉각적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그리거나 스티커로 붙이지 않고 벽 표면에 하나씩 칼집을 내어 벽돌 형태를 만들었다. 특히 나는가구 모형제작에 힘을 썼다. 모형 속 가구들을 만들고 배치해 보면서 치수 차이가 사용자의 행동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느꼈다. 의자의 높이나 테이블이 그냥 배치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자세와 머무름의 방식을 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가구는 특정 역할과 모습을 띄고 있는 단순한 물체가 아니라 신체를 기준으로 하여 작동하는 체계라는 것을 이해하였고 공간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증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반들이 공동 제작한 모형과 비교를 해보니 가구에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1:1 드로잉 작업은 가장 직접적으로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경험한 과정이었다. 실제 크기의 도면 위에 사람의 행동과 동선을 표현하면서, 이전까지 작은 모형과 도면속에서만 이해했던 공간이 몸의 감각으로 전환되었다. 우리 팀원들의 각각의 personal space를 중첩하고 교차하다 보니 외부, 자연이 라는 키워드가 나오게 되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우리 팀은 외부와 내부의 경계면에서 내부 속 외부공간을 만들어 자연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테라스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테라스에서 각각의 자연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4계절을 표현하여 연극을 진행했다. 그중 나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담당해서 아늑함과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나만의 Personal Space를 표현하고자 했다. 같은 공간이더라도 누군가는 난간에 기대어 자연과 소통을 하고 누군가는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기도하며 또 다른 사람은 바닥에 앉아 휴식을 하는 행동들이 교차되고 간섭되며 하나의 장면을 형성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과정에서 Personal Space가 고정된 영역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 공간이 라는 점을 깨달았다.
도면, 모형, 1;1드로잉, 현장답사를 통해 공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배웠다. 현장답사를 갔을때엔 그저 눈에 보이는 단순한 관찰에서 끝났지만 이후도 면으로 건축구조의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를 이해하고 모형만들기와 1;1 드로잉을 통해서 신체적 경험으로 확장되었음을 느꼈다.
앞으로 건축을 설계하거나 이해를 할 때 건축을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형태만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건축요소, 그 공간 안에서 움직이고 머무르는 인간의 모습들과 가구가 만들어내는 모폴로지를 함께 고려하여 이해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의 「숨겨진 차원」에서 공간지각이 인간의 감각 기관과 신체활동에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설명된 것과 같이 나에게 있어 이번 Phase 2 프로젝트는 형태, 공간, 구조, 재료라는 건축적 요소가 인간의 신체 중심적 척도와 결합을 할 때 진정한 건축이 완성되며 공간의 신체성을 획득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뜻깊은 경험이었다.
참고문헌
Edward T. Hall. (2002). 숨겨진 차원(The Hidden Dimension). 최효섭(역). 을유문화사.
가와카미 유키. (2023). 공간디자인의 기술. 이예림(역). 리스컴.
양준후. (2021). 「공공공간에서 개인의 영역성 형성을 위한 가구디자인 연구: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김인소. (2024.12.09). 「소아청소년 인테리어, 독서 공간 만들기」. 인테리어·디자인·DIY·창업·교육·생활정보·커뮤니티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