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1에서 ‘손 안의 사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사실 건축에 대해 배운 것도 별로 없고 또 손 안의 사물에서 건축적인 요소를 발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고 phase 1을 마무리한 후에 phase 2를 시작하는데, personal space를 찾아내는 것이 주제였다. 처음으로 배봉산 숲속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길게 뻗은 처마와 그 아래 드러난 노출 서까래였다. 단 두 가지 요소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전통 건축인 한옥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잘 드러낸 건축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도서관 견학 이후에, 이 도서관의 1:30 비율의 평면도, 입면도, 종단면도와 횡단면도를 받았다. 받고 나서 처음에는 받았던 도면을 1:500 스케일자를 이용해 1:50 비율의 도면을 단순히 따라 그리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고 도면과 관련된 수업을 여러 차례 받으며, 선의 위계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우리가 받은 도면에서 이상한 점들을 발견하였다. 우선 선의 위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횡단면도와 입면도가 좌우가 반전되어 있었고, 현실에는 바닥과 창 사이에 단차가 있지만 입면도와 두 개의 단면도에는 표현되지 않았다는 점들이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발견하면서 도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1:50 비율의 도면 총 4장을 완성한 이후에 도서관 속에서 personal space에 대해 고민을 하였다. 우선 나에게 personal space란, 직관적으로는 ‘나만의 공간’으로 이해하였다. 결국 남에게 침범받지 않을 수 있는 오로지 개인만을 위한 공간으로 이해를 하고 다시 도서관을 방문하였다. 보통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에는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스터디 카페를 가고, 서로 모르는 것들을 묻고 같이 공부하기 위해서 친구들과 도서관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도서관에서 나만의 공간을 찾는다는 것이 나에겐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나마 personal space에 가깝다고 느낀 공간은 도서관의 열람실 3에서 두 곳이었다. 첫 번째 공간은 큰 창 앞자리였다. 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공부하거나 책을 읽다가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서 밖을 보았을 때 보이는 바깥 풍경이 좋아서 그 자리를 택하였다. 또 다른 공간은, 낮은 책장 앞에 있던, 옆에는 얇고 긴 창이 있는 곳이었다. 그 자리는 등을 기대었을 때 등받이의 어떠한 각도와, 책을 읽을 때 함께 마시는 음료수를 놓을 만한 책상의 높이가 편안하게 느껴졌고, 옆으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자연광이 마음에 들어 그 자리를 선택하였다. 하지만, 두 공간 모두 책상을 공용으로 사용해 다른 사람이 개인 간의 경계를 쉽게 침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두 번째 자리의 경우에 책상과의 거리를 두며 의자를 뒤로 빼내면 책장과의 거리가 줄어들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이 책을 구경하는 그 통로를 막게 되어 다른 사람들의 동선을 계속 의식하게 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나만의 personal space를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우선 옆에 창이 있어 햇빛이 들어와야하고, 자연풍경이 보여야 하며, 의자가 편하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그러한 공간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모형을 만들 때 팀플 작업에서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모형을 만드는 작업에서 내 역할은 가구를 만드는 것이었다. 가구를 만들면서, 실제 공간과 유사하게 구현하려고 노력하였다. 심지어 도서관 내에 움직이는 슬라이딩 책장도 배치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위 아래로 홈을 파낸 1T 폼보드를 활용해 구현했다. 모형을 만들 때, 우리 반이 미닫이 창을 구현하려고 했는데, 구현을 해보니 도면과 안맞는 부분이 생겨서 큰 창 사이에 있는 책장이 모형의 벽과 안맞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실제와 똑같게 구현을 하려고 노력하였다.
가구 모형을 제작하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가구의 배치를 통해 공간의 사용 방식과 사람들이 이동하는 동선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장과 책장 사이 간격, 책장과 책상 사이의 간격, 그리고 책장의 높이와 슬라이딩 책장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상상하며 결국 가구의 배열 방식이 공간의 모폴로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선 1:1 비율의 단면도 도면 그리기의 규모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현수막을 받은 후에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 1:30 비율의 도면이나 1:50 비율의 도면의 경우에서는 선의 위계를 표현하거나 구분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꼈었는데, 1:1 비율 도면은 그 규모 자체가 커서 선의 위계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그리고 우리 조는, 모두가 도서관 열람실 3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고,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을 바랐기 때문에, ‘도서관 지붕을 뚫고 2층 테라스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1:1 단면도에 표현해보기도 했었다.
이번 phase 2에서는 phase 1보다 건축을 더욱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나의 공간 경험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단순히 도면과 모형을 제작하는 과정을 넘어서 사람이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생각하며 건축에서 휴먼 스케일이 중요하다는 점도 체감할 수 있었다.
출처:
-https://cauculture.net/387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이해)
-https://kingofseaofinformation.tistory.com/entry/%EA%B0%80%EA%B5%AC-%EC%9C%84%EC%B9%98%EB%A7%8C-%EB%B0%94%EA%BF%A8%EC%9D%84-%EB%BF%90%EC%9D%B8%EB%8D%B0-%EB%8F%99%EC%84%A0%EC%9D%B4-%EB%8B%AC%EB%9D%BC%EC%A1%8C%EB%8B%A4 (가구 배치에 의한 모폴로지 형성)
-https://fullofgoodnews.com/%EC%9D%BC%EC%83%81%EC%83%9D%ED%99%9C%EC%82%AC-%EA%B0%80%EA%B5%AC-%EB%B0%B0%EC%B9%98%EC%99%80-%EC%83%9D%ED%99%9C-%EB%8F%99%EC%84%A0%EC%9D%98-%EB%B3%80%ED%99%94/ (가구 배치에 의한 모폴로지 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