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모든 Phase 2 과정이 끝난 후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Personal Space란 개인의 고유한 영역이다. 마치 동물들이 서로 영역싸움을 하는 것처럼 그 영역은 개인의 인지, 위치한 장소, 처한 상황, 하고 있는 행위, 타인과의 관계 등 많은 변수에 따라 비정형적으로 변화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 영역의 완전한 통제를 원하고 이를 방해하는 통제 불가능한 타인의 개입을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만원 지하철에서 개인의 Personal Space는 극도로 좁아지며 동시에 수많은 타인의 Personal Space가 중첩되면서 우리는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 반면에 내 방에 홀로 있는 경우에는 방 전체가 나의 Personal Space로 타인의 개입 없는 온전한 통제를 통해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이 차이에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차별화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두 영역 모두 Personal Space 내에서의 완전한 통제를 원하는 것은 같지만 사적 영역에서는 이것이 실현 가능하고 또 실현시킨 반면 공적 영역은 타인의 존재를 전제하기 때문에 Personal Space의 완전한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통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Personal Space의 범위를 축소하는 동시에 타인의 개입 가능성을 일부 수용하며 개입에 대해 비교적 둔감하게 반응한다. 이제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봐보자.
처음 도면을 보고 그리면서 나는 설렘을 느꼈다. 도면이란 건축가에겐 언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글로 말하고 영화감독은 영화로 말하고 심지어 축구 선수는 축구로 자신의 노력과 인생을 말하는 것처럼 건축가는 도면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면에 대해 배우고 직접 그리는 이 과정은 나에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이때에는 Personal Space에 대한 개념도, 정의도 몰랐기 때문에 도면을 이해하고 또 어떻게 도면으로 말하는지에 집중했다.
그다음으로 다 같이 모형을 만들었다. 모형을 만들 때에도 Personal Space에 대한 나의 생각은 도면을 그릴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모형을 만들기 위해 도면을 해석하고 다시 도서관에 방문해 공간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도면을 그릴 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또한 이를 통해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형과 도면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는데 둘 다 건물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축이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이 이 둘 사이의 매울 수 없는 간극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면도 입면도나 단면도를 통해 건물의 여러 면을 표현하지만 한 도면에 2개의 축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모형은 3개의 축을 연속적으로 연결해 도면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건물의 모양새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나는 지붕 부분을 담당해 모형을 제작하였는데 3가지 축을 모두 신경 써서 제작해야 지붕과 벽, 서까래, 보 모두가 딱 들어맞는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프로젝트인 1:1 드로잉에서 나는 본격적으로 Personal Space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1 : 1 드로잉 전 도서관을 가보고 각자의 Personal Space를 얘기하는 시간에서 나는 도서관에서 거의 유일하게 움직이는 사물인 북트럭에 집중해서 북트럭의 이동이라는 특성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 또 북트럭과 함께 이동하며 Personal Space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에 대해 고민하였고 그 고민 속에서 Personal Space는 고정된 공간이 아닌 계속해서 변화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도서관에서의 4시간 시나리오를 쓰고 팀원들과 공유하였는데 우리의 시나리오는 대부분 일상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우리는 그 일상적인 시나리오를 타파하기 위한 장치로 고양이(건공이)를 시나리오 속에 넣어 일상을 비일상으로 바꿔보았다. 그렇게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구체화하면서 Personal Space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팀원들과 같이 토론하면서 도서관의 공간과 Personal Space에 대해 분석하여 보았다. 그 내용을 말해 보자면 도서관의 책장에서 책을 넣고 빼거나 이동을 위해 지나다니는 공간은 타인이 함께 하는 공적 영역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러한 공적 영역에서는 신체적 접촉 수준의 수위 높은 개입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개입은 불쾌한 감정이 들지라도 통제를 시도하지 않고 수용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온 목적을 위해 자리에 앉는다면 그 자리는 사적 영역으로 바뀌며 타인의 침범을 꺼려하게 된다. 작은 개인용 탁자의 경우에는 그 탁자 전체가 Personal Space가 될 것이고 더 큰 다인용 탁자의 경우에는 그 탁자를 n등분한 일부가 Personal Space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분석을 도서관에서 벗어나 모든 공간으로 일반화시킨 것이 내가 가장 처음에 말한 내가 정의한 Personal Space의 개념이다.
참고문헌
1. 퍼스널 스페이스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D%8D%BC%EC%8A%A4%EB%84%90%20%EC%8A%A4%ED%8E%98%EC%9D%B4%EC%8A%A4
2. Personal Space | Communication and Mass Media - EBSCO
https://www.ebsco.com/research-starters/communication-and-mass-media/personal-space
3. 왕루. (2023). 건축학 측면에서 바라본 미장센의 공간 체험과 재현 [박사학위논문, 청주대학교].
http://www.riss.kr/link?id=T16647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