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배봉산숲속 도서관 평면도를 봤을 때 막막했다. 답사를 하러 갔을 때 봤던 모습들이 어디에 어떤 표현으로 그려져있는지 감도 안왔어서였다. 평면도를 그대로 제도하면서 굵은 선, 얇은 선, 더 얇은 선 등 구분짓다보니 무엇이 무엇인지 알게 된 거 같았다. 도서관의 평면도, 종단면도, 횡단면도 그리고 입면도까지 그렸다. 가장 복잡한 평면도부터 작도했다. 처음엔 축선을 그리는 시작부터 서툴렀던 것 같다. 축선을 긋고 수치선을 그어서 가장 넓은 범위로 구분지었다. RC를 우선으로 그리고 창호, 벽돌, 문 그리고 내부를 그렸다. 평면도까지 그리면서 1:30 스케일로 그리는 것은 생각보다 되게 미세하게 길이를 측정해서 작도해야하다보니 나의 제도 샤프가지고는 표현되지않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면서도 처음으로 도면이라는 것을 그렸다는 사실에 속으로 크게 ‘하나 했다’고 뿌듯해했다. 평면도 내부를 표현할 때는 어떻게 하면 ‘도서관’이라고 보일지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책꽂이에 책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을 그릐는 게 대표적일거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것만 하면 너무 일반적이다고도 생각해서 나같이 기둥에 아무 생각없는 것처럼 기댄 모습도 그렸었다. 이후에 단면도와 입면도는 평면도에서의 경험으로 더 편하게 했다.
모형 만들기 활동은 확실히 팀작업이라는 것을 실감했던 경험이었다. 배봉산 숲속 도서관 모형이 하나의 통이 아니기에 2,3명씩 역할을 지붕, 벽, 가구와 나무, 창호로 나누어 진행했다. 나는 지붕 담당이었고 지붕의 보와 기둥, 서까래와 한쪽 지붕씩 3개의 역할로 다시 나누어 담당했다. 지붕을 처음 만들기전에는 지붕 담당 3명이서 다시 도서관을 답사하여 단면도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지붕의 끝부분을 직접 줄자로 재고 내부 서까래는 몇 개인지 기둥간의 간격은 얼마인지 등 생각해야되는 모든 부분을 갔을 때 전부 관찰했다. 확실히 여러번 직접 가보고 도면을 이해하는 것과 아닌 것은 구조를 이해하는 것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지붕 구조는 지붕 면끼리 높이차가 있는 중앙 부분이었다. 팀작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중 하나가 서로의 의견을 모았을 때 그것까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하나씩 차근차근했고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서까래는 일일이 2T짜리 나무 막대를 잘라서 약 20개정도를 만들었고 그때 나는 모형 만들기가 하기 전에는 그냥 거창하게 말하는 거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완전히 뒤집힘을 느꼈다.
모형을 만들다보면 그 이후에 있는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활동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된다. 처음엔 배봉산숲속 도서관을 틀로 잡고 그 안에서 공간을 떼어내려했다. 그렇게는 절대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가 진짜 개인적이다고 생각하는 게 뭔지부터 다시 생각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없다. 그렇기에 혼자있을 때 그나마 속으로 생각하고 혼자 잊어버리는데 만약 누군가가 그 모습을 보고 있는다고 생각하면 약간 수치스럽거나 불쾌할 거 같았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이라는 게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을 때라고 일반화했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는 공간에 속해있는 게 퍼스널 스페이스에 속해있는 거라고 간주했다. 이렇게 판단한 뒤 다시 도서관을 들여다보니 명확하게 한 부분이 보였다. 슬라이딩 책꽂이에 의해 그 슬라이딩 책꽂이만큼 뒤에 있는 책꽂이는 가려진다. 가려짐에 의해서 그 뒷공간에 속해있는 어떤 대상은 퍼스널 스페이스에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슬라이딩 책꽂이 공간이 아니더라도 벽과 벽사이로 가려져있거나 일단 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면 그건 그 주체의 퍼스널 스페이스가 되고 만약 보여짐을 주체가 느낀다면 그 순간 퍼스널 스페이스는 희미해진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1:1 스케일로 구성할 땐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어떻게 잘 표현할지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또한 팀작업이기 때문에 나만 빛이 나는 표현을 할 순 없다. 그렇기에 10명의 설계실 인원 중에서도 반으로 나눠 퍼스널 스페이스의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묶었다. 과연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그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행위를 할 수 있게끔 표현할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과감하게 슬라이딩 책꽂이를 없애고 오히려 책꽂이 하나를 변형하여 미닫이문을 책꽂이 각 칸마다 설정하고 그 안에 어린아이가 다른 어린아이와 숨바꼭질을 하다가 이 공간을 발견하고 눈에 띄지 않게 숨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이렇게하기까지 5명이서 어린아이와 선생님의 숨바꼭질의 주제가 쉽게 나오진 못했다. 처음엔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투쟁일 때도 있었고 비둘기를 페르소나로 설정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팀 작업은 이렇게 의견이 다양할 때 어느샌가 정리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공동 시나리오 자체를 우선적으로 짜기엔 무리가 있어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퍼스널 스페이스를 나타내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간단하게 나타내고 그것을 겉으로 보기엔 어떻게 나타낼지를 순차적으로 정했다.
phaze2는 크게 팀작업의 장점과 내가 더 잘해야되는 점, 도면에 대한 관점,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건축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배움을 주었고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큰 영향을 받았다.
출처
https://vmspace.com/project/project_view.html?base_seq=MjQ3Nw==
배봉산 숲속 도서관에 대해
https://openarchive.uosarch.ac.kr/work?id=V29yazoxMDg1MQ
선배님의 활동을 보고
https://cauculture.net/387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