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예전에 이러한 내용을 찾아본 적이 있다. "우리가 사물의 보고 생각하고 있는 사물의 모습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사물이 반사한 빛을 받아들여 사물을 해석한 결과다"
이런 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가 보는 공간과 이를 통해 느끼는 것은 그 공간 전부를 모두 인지한 결과일까? 우리가 생각하고 느낀 것은 과연 인지를 한 것만으로 구성이 되는 것일까? 내 경우에도 처음으로 도서관을 접했을 때는 서까래 구조, 화이트톤의 벽, 나무를 사용한 한옥이 생각나는 구조와 넓은 창문과 외장재로 사용한 검은 벽돌을 보고, 퓨전 한옥을 연상케하는 도서관이라고 인지하고 공간을 둘러보았지만, 도면을 그려보면서 실제와 내 눈으로 보고 기억하고 있는 공간에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열람실1에 있는 테라스 공간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지만, 기억하는 것보다 테라스 공간이 조금 더 넓은 공간임을 알았다.
이런 차이를 보이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보는 사물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닌 것처럼, 혹시 난 퓨전한옥이라는 인상에 이런 인상에 영향을 주지 않은 테라스 공간을 중요히 인지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키, 체형, 성별, 장애와 같은 신체적 요인과 과거의 경험, 추구하는 사상, 취향, 무지, 공포 등 비신체적 요인에서 비롯된 모두 자신만의 시선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시선들은 한 공간에서도 다른 인지를 보여준다.
마치 퍼스널 스페이스를 사람마다 다르게 정의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서로 간의 배려 간에 퍼스널 스페이스가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누군가는 소리에 따라 퍼스널 스페이스가 영향을 받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빛에 따라 영향을 받고, 아니면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퍼스널 스페이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역시 사람은 공간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지 않고 개인마다의 인지 차이에 따른 해석이 섞이게 되는구나, 퍼스널 스페이스도 공간의 일부로써 개인의 인지에 따른 차이가 역시 생긴다라고 생각하였다. 이와 같은 바탕에서 나는 퍼스널 스페이스의 개념을 이처럼 확정지었다. “퍼스널 스페이스는 개인의 인지의 범위와 강도이다”
사실 “퍼스널 스페이스는 개인의 인지의 범위와 강도이다”는 가설로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생각을 이로 확정 짓고 더 많은 작업과 교류를 마친 지금, 가설 상태에서 4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머물면서 공부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지고 만들었던 콜라주를 다시 한번 해석해보고자 한다. 그림은 퍼스널 스페이스의 범위와 강도를 표현한 것이며 인지가 강한 부분은 선명하고 뚜렷한 효과를, 인지가 약한 부분은 아예 없애버리거나, 블러효과 등의 왜곡을 주었고, 고양이와 눈동자는 나의 시선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한번 나타내어 본 것이다. 그림 상 불투명한 핑크색 부분을 보면 기둥이 가려 나의 인지 범위에 영향을 준 부분이다. 그러나 기둥이 완전히 가리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함에도, 퍼스널 스페이스의 범위를 확 좁혀버리는 큰 영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무주의 맹시*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가 우선인 나에게는 기둥 하나가 벽 하나 마냥 작용하여 퍼스널 스페이스의 범위를 좁혀버린 것이다 두번째로는 사람이나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공간을 더 강하게 인지하였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음료 주문 공간 앞이나, 테라스 공간, 혹은 자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움직이는 물체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지각적 현저성**이 작용한 건 아닐까 생각한다 밖과 연결되어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공간에 내 인지가 집중되어 퍼스널 스페이스의 확장을 유도한 것이라 생각하며, 이런 설령 자고 있더라도 이런 확장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퍼스널 스페이스는 인지하는 범위와 강도이다. 가깝다고 인지가 강한 것은 아니며, 멀어도 인지가 강하기도 하다. 사람이 있음에 확장되기도 하고, 현재 상태에 따라 축소되기도 한다. 지금 다시 한번 정의를 내려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퍼스널 스페이스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실시간으로 바뀌는 인지의 범위와 강도의 척도이다.
*Simons, D. J., & Chabris, C. F. (1999). Gorillas in our midst: Sustained inattentional blindness for dynamic events. Perception, 28(9), 1059–1074. 를 참고하였음 **Treisman, A. M., & Gelade, G. (1980). A feature-integration theory of attention. Cognitive Psychology, 12(1), 97–136.를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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