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촌 갤러리 설계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첫째, 휘트니 미술관에서 참조한 강력한 기하학적 외형 둘째, 서촌의 건물 사이에서 형성되는 골목길의 공간성 셋째, 서비스 코어로서 계단과 오픈 스페이스의 관계 설정이다. 이러한 개념은 외관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건물은 휘트니 미술관의 기하학적 조형을 참조하되, 각 층이 상부로 갈수록 전면으로 돌출되는 역지구라트 형태로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도시 속에서 하나의 거대한 조각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도록 의도하였다. 공간 구성은 하부에서 상부로 이어지는 경험의 변화에 따라 조직된다. 지하는 서점 프로그램을 배치하였다. 서점은 상업 공간이면서도 소비를 전제하지 않고 머무를 수 있는 완충적 성격의 장소로 설정하였다. 정면에는 통유리창을 두어 지하 공간의 폐쇄감을 완화하고, 외부에는 계단식 좌석을 배치하여 사람들이 머물며 내부를 시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1층은 진입과 전이를 동시에 경험하는 공간이다. 전면에는 지하와 연결되는 중정을 형성하고, 후면에는 소규모 정원과 유리창을 배치하여 단순한 매표 공간을 넘어 다양한 깊이의 공간감을 인지하도록 구성하였다. 2층은 소규모 전시실들이 분절되어 배치된 영역이다. 각 전시실 사이에 간격을 두어 이동 동선이 골목길처럼 인식되도록 유도하였다. 그리고 곳곳에 1층과 이어지는 중정들을 뚫어놔서 전시실과 전시실 사이의 골목길과 같은 동선들을 단순한 동선이 아니라 시선의 전환과 체류의 리듬을 유도하며 전시 경험의 밀도를 조절하는 공간 장치로 작동하도록 하였다.또한 set back되며 3층에 비해 비교적 제한된 면적을 보완하기 위해 세 면을 통유리로 계획하여 시각적 확장과 개방감을 확보하였다. 3층은 주요 전시 공간으로서 가장 큰 층고와 면적을 가진다. 하부와 대비되는 스케일의 변화를 통해 전시 경험의 밀도를 전환시키고자 하였다. 파사드에는 휘트니 미술관을 참조한 창을 배치하여, 관람자가 이동하며 전시와 함께 인왕산을 포함한 서촌의 풍경을 프레이밍된 이미지로 경험하도록 구성하였다. 중앙의 계단은 이 건물의 핵심적인 공간 장치이다. 계단은 하부로 갈수록 폭이 점차 확장되며, 남측에 배치된 천창을 통해 유입되는 자연광이 건물 깊숙이까지 도달하도록 계획하였다. 이 계단은 단순한 수직 동선을 넘어,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조형적 요소로 작동하며 외관의 형식 논리와 내부 공간 경험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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