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정한 물건은 향수 병입니다. 저는 이번 발표의 주제를 ‘성장’으로 정했습니다. 평소 성장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작은 무언가가 점점 확장되고 변화해 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성장을 하나의 사물을 통해 표현해 보고자 했습니다. 과제를 진행하다보니 연역적으로 점점 깊게 파고나가는 것 같이 느껴지는 과정이 성장과 비슷하다고 느꼈고, 수험생때 얼핏 본 칸트 감각의 발달 과정인 감성, 오성, 이성의 단계를 떠올렸습니다. 저는 이 흐름을 따라 발표를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감성의 단계입니다. 향수를 처음 보았을 때 느껴졌던 인상과 감각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스케치를 진행했습니다. 형태를 정확히 파악하기보다는,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과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향수의 찰랑거리는 느낌과 외적인 실루엣 간단한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파악한 모습을 표현해보았습니다.
다음은 오성의 단계입니다. 사물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치수 측정과 전개도, 모형 제작을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향수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세부적인 요소들을 관찰하며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사물을 더욱 공간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모형을 여러개 제작하며 형태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이때쯤 첫? 고민이 생겼는데 왜 내가 이 물건을 했을까였습니다. 매우 오랜 고민 끝에 바로 윗부분의 각진 쉐입과 아래 몸통의 부드러운 곡면이 기하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마지막은 이성의 단계입니다. 향수의 분무 구조를 탐구하던 중, 내부 공기의 흐름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를 바라보고, 그리고,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향수 내부의 공기가 이동하는 모습을, 미끄럼틀을 타는 사람의 움직임에 비유하여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저는 하나의 사물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시작해,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까지 확장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제가 생각하는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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