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기초1의 첫 과제의 주제는 handful object 손 안의 공간 이였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건축물이 품은 공간을 공부하기에 앞서 일상 속에서 손이 닿는 사물들을 관찰하고 손과 사물의 관계를 살펴보며 그 속의 미시적인 공간과 틈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시각을 키우는 활동이였다. 이에 나는 일상 생활 속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 중 미시적인 공간과 틈이 많이 숨어있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 중 내가 선택한 물건은 고등학교 시절, 공부하는데 필요한 유인물들을 찍을 때 유용하게 사용하였고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있어서도 많이 사용할 것 같았던 스테이플러였다.
우선 시선과 손에 가장 먼저 닿는다고 볼 수 있는 물체의 외관을 관찰해보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외관을 정밀하게 실측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사물의 모습을 스케치해보며 사물이 가진 기본적인 덩어리와 비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단순한 외형을 넘어 스테이플러 내부의 모습과 움직임, 기능을 살펴보았다. 먼저 첫 번째 사진의 경우 스테이플러를 펼쳤을 때의 모습이다. 스테이플러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자면 스테이플러의 심이 보관되어있는 윗부분과 스테이플러를 찍을 때 물체를 받쳐주는 아랫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무언가를 찍어서 고정할 때 만나는 두 부분을 자세히 관찰해보고자 구조가 잘 보일 수 있도록 펼쳤을 때의 모습을 두 각도에서 그려보았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스테이플러를 작동할 때 함께 움직이는 하단부의 메커니즘을 표현하고자 했다. 스테이플러의 하단을 자세히 보면 심이 닿는 부분이 움푹 파여 있는데, 이는 단순한 홈이 아니라 심이 안정적으로 박히도록 설계된 구조이다. 스테이플러를 누르면 상단부가 하단에 있는 ㄷ자 형태의 부품을 사선 방향으로 밀어내고, 그 힘에 의해 연결된 부분이 뒤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심이 박히는 중앙부를 둘러싼 바깥 구조가 함께 눌리며 내려가고, 그 결과 심이 종이나 물체를 더 원활하게 관통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심이 박히는 대상과 그것을 받쳐주는 하부가 완전히 맞닿아 있다면, 심이 충분히 들어가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에는 일부러 빈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이 틈이 심이 끝까지 통과하여 물체를 고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즉, 하단의 움푹한 구조는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스테이플러의 작동을 가능케 하는 기능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사물과 손의 관계를 드러내기 위해 스테이플러를 사용하는 순간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또한 스테이플러를 사용하는 순간을 측면에서 바라본 뒤, 트레이싱지를 활용하여 손과 스테이플러를 분리해 그려 서로 겹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대략적인 위치와 크기를 관계를 드러내고자 했으며, 사용 행위와 도구의 움직임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위 사진들은 앞서 진행한 관찰을 통해 발견한 점들을 바탕으로 제작한 모형과, 이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 및 실제로 사용하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위 사진은 스테이플러의 심을 넣기 위해 윗부분을 열 때의 모습을 모션드로잉으로 표현해본 것이다. 스테이플러라는 사물에 존재하는 미시적인 공간과 틈을 관찰해보며 단순한 틈이 아닌 사물의 기능과도 관련이 있는 공간을 찾아보았으며 그 중 스테이플러의 심을 넣는 좁고 긴 공간이 눈에 띄어 선택하게 되었다. 스테이플러의 상단에 존재하는 두 몸체를 연결하여 심을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연결 부품의 움직임에 따른 궤적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러한 관찰은 사물의 미시적인 틈과 기능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눈 뒤, 사물의 미시적 공간을 스케일을 달리하여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환원해보는 것을 과제의 최종 목표로 설정하였다. 따라서 이번 과제는 스테이플러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해보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위 사진은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도출한 결과물이다. 모션드로잉을 진행하며 발견한 공간이 인상 깊었기에 스테이플러에 심을 넣기 위해 상단 부분을 열 때의 순간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환원해보았다. 그 공간은 좁고 길다는 특징이 있었기에 건물의 복도로 표현해보고자 하였다. 심을 보관하는 공간을 감싸고 있는 부분의 측면에는 얇은 슬릿이 존재하며, 스테이플러 상단의 두 몸체를 연결해 심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연결 부품에는 두 개의 구멍이 있다. 나는 빛은 공간을 구분하고 채우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구멍과 슬릿을 통해 들어온 빛이 공간을 어떻게 밝히고 드러낼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표현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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