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터칼을 주제로 선정했다. 커터칼은 우리 일상에서 친숙한 사물이면서 여러 부품들이 맞물려 기능하는 데에 반해 이것을 분해하고 자세히 관찰할 기회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작업은 총 4개의 단계로 구성되어있다.
첫번째 단계에선 커터칼을 전부 분해한 후 부품들을 여러 각도에서 그리고 수치를 재었다. 이 작업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던 작은 부품들의 존재를 알 수 있었고 또한 커터칼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커터칼의 구조를 이해하게 되어 앞으로의 작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두 번째 단계에선 커터칼을 사용 중인 두 모습과 마치 ct처럼 커터칼의 단면도를 각 부위별로 그렸다. 앞선 단계에선 각 부품에 집중했다면 이번 단계에서는 그 부품들이 어떻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커터칼이라는 하나의 집합을 이루는지에 집중해 관찰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커터칼의 기능에 집중하였다. 위의 두 단계는 단순히 관찰을 통해 본 그 모습을 그대로 그렸지만 이번 단계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자르는 것부터 시작해 총 네 가지의 기능을 재해석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각각의 그림에 대한 설명은 하나씩 아래에 적어 놓았다.
첫 번째 기능은 자르기이다. 커터칼 종이 모형을 제작할 때 커터칼로 종이를 잘라 커터칼을 만들고 있는 내 모습이 아이러니하다고 느껴 똑같이 종이 그림이 종이를 자르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잘리는 종이 위에 커터칼 그림을 붙임으로써 둘 사이의 위계를 표현하고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두 번째 기능은 칼날의 수납과 이동이다. 정지된 그림에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서 트레이싱지를 이용해 마치 플립북처럼 트레이싱지를 올리고 내림으로써 커터칼의 두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째 기능은 나사를 돌리는 것과 그 과정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돌리는 과정에서 작은 부품이 나사 머리 밑의 틈새를 긁으며 소리가 나는 것이 LP판의 원리와 같고 그 모양새도 비슷해서 그 둘을 1대1 크기로 같이 그려봤다.
마지막 기능은 엔드캡의 기능이다. 엔드캡은 가장 뒤에서 칼날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지하는 동시에 닳은 칼날을 제거하는 두 가지의 기능을 한다. 칼날의 관점에서 엔드캡은 자신을 지켜주는 동시에 언젠간 자신을 제거하는 모순적인 부품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두가지의 색을 이용해 대조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커터칼 사이 틈새 공간에 집중했다. 이 공간을 부각하기 위해 평소에 위에서 보던 것과 달리 옆에서 커터칼을 보았다. 또한 배경을 지움과 동시에 공간을 더 부각시킬 방법으로 어둠과 안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해보았다. 가장 먼저 생각한 어둠같은 경우에는 위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지만 커터칼의 전체적인 형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안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는 게임 '사일런트 힐'에서 영감받았다. 안개를 사용한 방법은 어둠에 비해 전체적인 형태를 보기 쉽지만 공간이 대한 부각이 덜해 두 가지의 방법을 모두 사용해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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