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대지를 분석하며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도로를 기준으로 왼쪽 필지와 오른쪽 필지가 밀도, 조경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길의 계층 측면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또한 서촌을 산책하며 벽에 사람들이 남긴 글과 그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쓰인 다양한 흔적들은 현재의 나와 교류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이는 인상 깊은 경험으로 남았다.
오른쪽 필지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왼쪽에 비해 더욱 정적이고 고요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들어간 책방에서는 책에 감상평이나 추천글이 남겨져 있었는데, 이는 벽에 쓰인 글을 읽을 때와 유사한 감각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지점을 미술관 설계에 적용하고자 하였다.
미술관의 주요 프로그램은 시화 전시이다. 특정 시인을 중심으로 한 아카이빙 전시를 구성하거나, 하나의 주제에 맞는 시와 그림을 함께 전시하는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또한 관람 이후 방문객이 자신의 생각이나 흔적을 남기며 교류할 수 있는 공간도 포함하였다.
초기 매스는 왼쪽 필지에서 느껴졌던 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를 반영하고자, 개념적으로 그리드를 사이트에 도입하여 구성하였다. 다만 삼각형 모서리 부분은 활용도가 낮다고 판단하였고, 선례로 분석한 The Atheneum의 진입 방향을 향한 웰컴 파사드 개념을 매스에 적용하였다.
또한 관람객이 미술관에 보다 여유롭게 머물 수 있도록 1층에 오픈 스페이스를 두고, 매스를 들어올려 공간을 확보하였다.
1층은 전시 관람 이전에 자연을 충분히 경험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2층부터 전시가 시작되며, 순환 동선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라운지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천창은 전시가 끝이 아닌 라운지까지 이어진다는 개념을 담아 통로 쪽으로 이끌어들이는 천창을 설치하였다.
또한 통로에도 전시를 위한 벽체를 배치하여, 라운지까지 전시의 흐름을 끌어왔다.
라운지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글을 매개로 한 교류가 이루어지며, 이후 관람객은 다시 1층 오픈 스페이스로 내려와 전시의 여운을 유지한 채 머무를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