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업은 교수님께서 공간을 찾아보라고 하신 말씀에서 출발하여, 손이 매일 닿는 이 사물 안에도 과연 공간이 존재하는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교수님께서 수도꼭지, 샤워기, 문손잡이와 같은 사물을 추천해주셨는데 그중에서도 수도꼭지가 가장 고정된 물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움직임이 거의 없는 고정된 물체를 공간으로 해석해보는 과정이 더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해 수도꼭지를 선택하게 되었다.
우리는 수도꼭지를 단순한 기능적 도구로 인식해왔지만, 공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전혀 다른 요소들이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외형을 단순화해 경계를 따라 그려보았고, 이를 통해 수도꼭지를 부피와 경계를 가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내부를 드러내어 관찰하면서, 보이지 않던 구조(카트리지)의 존재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자유로운 손의 모습을 그렸다. 우리의 손은 매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수도꼭지를 만나는 순간 그 움직임은 특정한 방식으로 제한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물을 조작한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용도에 따라 만들어진 사물의 구조가 우리의 움직임을 규정 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공간은 사물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호스에서 물이 점차 올라와 방출되는 흐름을 관찰했다. 물은 단순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좁아지는 통로를 따라 압력이 증가하며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공간이 좁아진다는 것이 곧 압력과도 관계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두 번째 모형 제작 과정에서 수도꼭지의 머리 부분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틈' 있어야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통해 공간은 채워진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틈을 통해서도 작동한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사물은 인간의 용도에 맞춰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이 수도꼭지의 회전 반경 역시 사람의 손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해 설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스케일을 변화시켜 바라보니, 수도꼭지는 워터파크나 공원 분수대와 같은 하나의 공간처럼 인식되었다. 이를 통해 공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선과 스케일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임을 알 수 있었다.
연속된 움직임을 겹쳐 표현함으로써, 손의 동작과 사물의 반응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이를 통해 공간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인간의 행위와 사물의 구조가 상호작용하며 생성되는 것임을 표현하였다.
다음은 첫 번째 모형에서 세 번째 모형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다.
첫 번째 모형에서는 수도꼭지의 몸통, 물이 나오는 부분, 그리고 위에서 회전하는 손잡이 부분까지 총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형태를 단순화하여 표현하였다.
두 번째 모형에서는 교수님의 조언을 반영하여 직선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곡선을 더욱 강조하고,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보완하였다.
마지막 모형에서는 실제 수도꼭지의 두께감과 곡선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마감 또한 정돈하여 보다 현실감 있고 완성도 높은 형태로 발전시켰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물을 기능이 아닌 공간의 경험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익힐 수 있었다. 익숙했던 수도꼭지 속에서도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고, 이를 모형과 스케치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경험하였다. 이를 통해 수도꼭지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압력과 틈, 스케일,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공간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이는 향후 인체로 확장되는 공간을 탐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