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집 | A Breathing House
이 프로젝트는 공원 속 주거가 환경과 맺을 수 있는 관계를 ‘순환’이라는 개념으로 재구성한다.
이 집은 형태, 구조, 외피, 그리고 시스템 전반에서 네 가지 순환을 동시에 작동시키는 주거이다.
첫째, 물의 순환이다.
지붕과 외부 공간에서 수집된 빗물은 건물 내부로 유입되어 저장되며,
생활용수 및 외부 조경으로 다시 사용되는 흐름을 형성한다.
물은 이 주택에서 소비되는 대상이 아니라, 순환하는 자원이 된다.
둘째, 공기의 순환이다.
키네틱 파사드는 외부 환경에 반응하여 개폐되며,
원형 평면과 중정 구조를 따라 자연 환기가 이루어진다.
공기는 건물 내부를 수직·수평으로 흐르며 실내 환경을 조절한다.
셋째, 동선의 순환이다.
건물은 층을 분절하기보다 램프를 따라 연속적으로 연결된 동선을 통해
거주자가 공간을 끊김 없이 경험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순환 동선은 주거를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넷째, 빛의 순환이다.
태양의 이동에 따라 키네틱 파사드는 빛의 유입 각도와 깊이를 조절하고,
빛은 하루의 시간에 따라 내부 공간을 순환하며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 네 가지 순환은 각각 독립된 시스템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며 하나의 살아 있는 주거 환경을 구성한다.
‘숨 쉬는 집’은 이러한 순환을 통해,
건축을 고정된 오브젝트가 아닌 환경과 함께 작동한다.
외부를 감싸는 키네틱 파사드는 이 집의 핵심 요소이다.
금속 패널로 구성된 외피는 태양의 각도, 바람의 흐름, 그리고 시선의 방향에 따라 열리고 닫히며
빛과 공기, 프라이버시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건물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환경에 반응하는 존재가 된다.
파사드 사이로 드러나는 붉은 콘크리트 코어는 의도적으로 강조된 내부 구조이다.
주변의 자연적 색채와 대비되는 이 인공적인 색은
이 집이 환경 속에 숨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 주택은 완성된 오브젝트라기보다,
하루의 시간과 계절의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상태를 바꾸는 살아 있는 구조이다.
‘숨 쉬는 집’은 건축이 환경과 맺을 수 있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하나의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