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를 시작하기에 앞서 무사시노 미술 대학 도서관을 선례로 잡았다. 무사시노 도서관의 여러 개념 중에서 이번 설계에 가져온 개념은 벽을 레이어링 해서 공간을 만드는 개념이다.
무사시노 도서관에서 벽의 중첩으로 공간이 만들어지는 개념을 가져왔지만 활발한 중첩이 아닌 정적인 중첩을 추구했다. 거대한 벽으로 공간을 크게 구분하고 구분된 공간 안에서는 개방적인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에 들어갔다. 우선 벽을 레이어링할 때 일정한 방향으로 가지고 순차적으로 레이어링하고 싶었다. 이 방향성은 사이트에서 가져왔다. 이번 설계로 주어진 사이트는 앞뒤로 도로를 끼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좌우로 방향성이 생긴다. 이 방향에 따라서 벽이 중첩된다.
이번 설계에서 사용된, 중첩에서 사용되는 벽은 벽이라는 공통된 특성 안에서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다. 도서관 측의 벽은 도서관 내부 활동을 외부로 보이기 위해서 투명한 유리벽을 사용한다. 주민센터 측 벽은 프리이버시한 공간과 퍼블릭한 공간이 요구하는 투명성을 둘 다 만족하기 위해서 투명도를 조절하는 파라메트릭 벽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코어를 가운데 2개 두고 가운데 공간을 만들어, 주민센터와 도서관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되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벽을 만들었다. 이렇게 이 건물은 크게 벽 3개로 주민센터, 도서관, 코어 공간을 구성한다.
도서관 공간은 벽의 레이어링이 한번 더 사용된다. 도로의 방향성으로 발생한 수평측을 도서관 내부로 끌어들이고, 그 축을 분절해 도서관 공간으로 퍼트렸다. 그 흐트러진 축을 따라서 벽의 역할과 책장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책장벽을 설치했다. 이 행동의 결과 도서관 내부에서 사용된 벽의 중첩은 좌우로만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을 사용할 때는 벽이 선으로 읽히기에 벽의 중첩이 느껴지지 않다가, 도서관을 거닐던 도중 특정 부분에서 벽의 중첩을 느낄 수 있다. 말로는 벽의 중첩을 했다고 하지만 도서관에서 사용된 책장벽은 중첩된 느낌을 주는 것이 주된 목표가 아니다. 이 벽은 층끼리의 수직적 연결을 강화해주는 요소들이다. 어떤 벽은은 1개에서 2층은 어떤 벽은 3개의 층을 오가며 사용자에게 하여금 수직처럼 공간적 체험을 제공한다. 좌우의 큰 방향성을 개방적인 공간을 만들고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보이드와 벽을 그 개방감을 극대화하였다. 언뜻 봐서는 협소에 공간일 수도 있지만 안에서 공간을 체험하면 무척이나 뚫려있고 개방적인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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