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마 주택의 핵심은 사이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라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니시자와 류에는 왜 ‘사이공간‘, ’골목길’ 형태의 공용 공간을 만들었을까? 난 골목 공간이 구성원들의 삶을 녹여내는 그릇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구성원들이 살아가며 만들어가는 시간과 추억들이 쌓여 ‘골목’이란 공간에 녹아드는 것이다.

골목 공간의 특징은 무엇인가? 난 골목을 제한된 시야의 공간이라 생각한다. 한 방향의 시점으로는 벽에 가로막혀 공간을 파악할 수 없지만, 계속 이동하며 시점을 변환하고, 계속 나아가고, 시점을 변환하는 것을 반복한다. 또 이 과정에서 주변을 관찰하게 되고, 공간에 녹아들어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또 골목이란 공간에서, 사람들은 ‘마주침’을 경험한다. 계획적이고 주기적인 만남과는 다른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 모형을 제작하였다.

바닥에 그어져 있는 여러 색깔의 선은 구성원의 동선을 의미하고, 이 선이 다른 선과 만나는 것은 구성원들의 마주침, 만남을 의미한다. 골목에서의 이동과 마주침이 반복되며 구성원들의 추억이 쌓여 가는 것을 수많은 선으로 표현하였다. 또 벽은 거울로 만들어 바닥의 무늬가 비쳐 보이게끔 만들었는데, 이것은 구성원들의 흔적과 추억이 골목 공간에 녹아드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