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른 건축물은 마리오 보타의 vianchi house다.
처음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 빨간 트러스 구조의 다리와 단순하지만 커다란 개구부로 복잡해 보이는 내부에 이끌려서 이 건축물을 선택하게 됐다.
처음에는 내부공간이 평면도와 단면도만으로 상상되지 않아서 당황했다. 그래서 선례분석 작업을 하고 평면도를 그리면서 평면도에서 내부 공간구성을 이해하고, 모형을 층별로 만들어서 전체 매스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했다.
여기서 가장 눈에 꽂힌 공간은 로지아 공간이었다. 로지아를 통해 모든 층을 하나의 보이드로 연결시키는 공간이 재밌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층에서 어떻게 로지아를 통해 외부를 바라볼 수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일부를 키워서 모형을 제작해보았다. 이때 코너 벽이 이 건축물에서 빼먹을 수 없는 중요한 구조다. 코너벽이 있음으로써 외부의 풍경을 완전히 끌어들이는 것이 아닌 내부 공간에서 프레임을 통해 외부를 바라본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내외부의 경계를 확실히 만든다.
이렇게 만든 후 로지아와 코너 벽은 레이어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 층에서 느껴지는 상대적인 공간감과 시선이 차단되고 집증되는 과정은 레이어를 기반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레이어를 시각화하고, 직접 슬라브를 레이어 속에 넣어보았다. 슬라브의 높이 조절로 공간의 상대성을 표현하고 돌릴 때마다 변화하는 슬라브의 단면, 레이어의 기울기 그리고 서 있는 사람의 투명도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다른 층들끼리 일어나는 시선의 교차와 로지아의 레이어를 추가한 엑소노매트릭도 그려서 한 번에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과제를 통해 찾아 추상화한 키워드들을 정리했다.
시선의 차단과 집중
내부에서 로지아를 통해 외부를 바라봤을 때, 코너 벽이 없었다면 시야의 반경은 하나의 덩어리로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코너벽이 일부 시선을 차단함으로써 특정 부분에만 집중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바라보는 그 위치 자체가 의미있는 자리가 된다. 그 결과 위치에 따라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 달라지고 그 공간 속에서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얻게 된다.
레이어
로지아와 코너 벽은 레이어를 형성한다. 레이어는 이를 통해 바라봄으로써 내부 공간에서 외부 풍경을 바라본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또 외부 풍경뿐만 아니라 내부 공간 안에서도 활발한 시선의 교차를 만들어 낸다.
공간의 상대성
로지아는 가장 아래층을 제외한 모든 층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때 단순히 같은 층고와 같은 높이의 창으로 외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층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보이드를 둔 창으로 바라본다. 이 때문에 각 층은 동일한 컨디션을 가지지 않으며, 층마다 다른 시각적 조건을 통해 상대적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