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읽기와 쓰기 배봉산 숲속 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다. 배봉산 숲속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처음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어떤 치수를 재야 하고 무엇을 중심적으로 봐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공공장소인 도서관에서 치수를 재고 사진을 찍는 일이 눈치가 보이기도 해 확신 없이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최대한 많은 사진을 찍고 여러 치수를 재며 자료를 수집했다.
이후 도면을 그리는 단계에서 또 한 번 막막함을 느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알 수 없어 처음엔 많이 헤맸지만, 교수님의 조언에 따라 차근차근 작업을 이어가며 점점 구조가 잡히기 시작했다. 도면을 계속 수정하며 공간의 짜임새와 기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처음보다 훨씬 능숙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 진행된 1:1 작도는 특히 인상 깊었다. 친구들과 협력하여 실제 크기의 선을 그리고 테이프를 붙이며 도면을 체화해가는 과정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공간을 몸으로 이해하는 경험이었다. 도면을 그리면서 생겼던 '이게 왜 이렇게 되어 있지?' 같은 의문들도 작도와 재방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다. 예를 들어, 공기가 통과해야 하거나 단열이 필요한 부분의 표현 방식은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그 설계 의도와 구조를 명확히 이해할 수있었다. 모형 제작 역시 큰 배움이 있었다. 내가 도면만 보고 상상했던 공간과 실제로 입체화된 모형의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고, 이것이 건축이 전달하는 공간감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며 생긴 의견 차이와 소통의 어려움은 건축가로서 갖춰야 할 협업 능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마지막으로 진행한 건축 답사에서는 인왕산 숨속 쉼터가 인상 깊었다. 자연 속에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공간은 실내외를 아우르는 목재 마감 덕분에 자연과의 조화가 두드러졌고, 배봉산 숲속 도서관과도 연결되는 건축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쉼터가 원래 군 초소였다는 점, 그리고 목재를 헬기로 옮겨 현장에서 조립했다는 사실은 공간의 변화를 이끄는 건축의 힘을 새삼 실감하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가의 설계 의도와 공간 구성 방식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배봉산 숲속 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을 중요하게 고려한 설계가 돋보였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주변 지형을 해치지 않도록 배치되었고, 경사지를 활용한 층간 구성은 내부 공간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들었다. 구조적으로는 목재와 철골이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을 주었고, 재료는 주로 목재와 유리로 구성되어 있어 개방감과 따뜻함을 동시에 전달했다. 특히 큰 창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한 점은 공간의 쾌적함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시각적 연결도 고려한 의도로 느껴졌다. 도면 작도와 1:1 드로잉, 모형 제작, 건축 답사를 통해 이와 같은 요소들을 직접 관찰하고 경험하면서 건축이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능·환경·사람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설계 행위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출처 OPENHOUSE SEOUL-인왕산 숲속 쉼터 https://www.ohseoul.org/2024/programs/%EC%9D%B8%EC%99%95%EC%82%B0-%EC%88%B2%EC%86%8D%EC%89%BC%ED%84%B0-1/event/392 서울특별시 뉴스-깊은 숲속에서 독서와 힐링을! '인왕산 숲속쉼터'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0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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