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제 4는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을 포함한 주위의 공간에 나만의 책 공간을 기획하는 것이었고,
공간 자체를 구상하기에 앞서 나는 공간의 조건에 주목했다.
나의 공간은 몇 명의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가, 빛은 어느 정도 들어와야 하는가 등의 조건들을 떠올리고 난 후에 공간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처음은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의 모습 중 일부를 본딴 모형이었다.
이 모형에서는 도서관의 크기와 보를 활용하여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더 재미있고 특색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책을 읽는 경험뿐만 아니라 건축물 자체를 매력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건축물의 형태를 변형해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 내었다.
처음 고안했던 모형에서 대각선 좌우로 분해시킨 모양의 이 모형은 재미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공간을 세 개로 분리하여 여러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1층의 마루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람과 나무 그림자, 빛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체험을,
2층의 테라스는 나무의 가지에 가까이 다가가며 더 높은 곳에서의 경험을,
2층의 내부공간은 바깥과의 단절을 제공하여 집중을 염두에 둔 공간을 만들었고,
특히 2층 천장과 창문 사이의 간격은 비가 내리는 날 빗물이 창문을 타고 흐르는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내가 원하는 공간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 지에 대해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내 아이디어를 이해시키기 위한 수단이자 표현 그 자체로서 도면과 모형을 만들면서 이러한 고민은 사라졌고
오히려 아이디어 자체를 상기시키며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경험을 하였다.
과제 3과 4를 거치며 도면과 모형이 지니는 의의를 실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