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3은 본격적으로 내가 건축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구나 하는 실감을 가장 크게 제공 해 준 활동이었다. 처음 과제 3에 대한 안내를 받을 때만 하더라도 과제 1, 2에서 하던 추상적인 영역에 대한 훈련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과연 과제 3을 주도적으로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CAD 프린팅 도면을 관찰하고 모방을 시작하는 순 간 이 과제 또한 과제 1, 2와 그리 다른 영역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전까지 계속해 오던 관찰은 손이 다시 매개체가 되어 도면으로서 a3지에 넘어가면서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변해야만 했고 사실 이 점이 자주 나의 사고를 정지하게 했다. 하지만 새로운 필드에 바로 나의 사고를 이입시키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고 1대1 도면 활동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비로소 뇌가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했다.
우선 위처럼 손으로 도면을 모방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위 활동을 할 때까지는 주도적으 로 의문을 품거나 분석의 방향을 잡는 것이 어색했다. 당장에 해석해야 할 정보가 너무 방대한 것만 같았고 해석에 들어가기 전 도면의 표현을 손으로 잘 드러내는 데에 조금 더 집중했었던 것 같다.
여기서부터 도면이 지니고 있는 정보를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벽체가 두껍 게 뭉뚱그려지고 판의 단위가 3~4가지 정도라 많은 정보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당시에는 그 적은 정보도 큰 재미로 다가왔었다.
대망의 1대1 필드에서 그려보는 도면. 아까 시작 글에서 손으로 도면을 그리는 것이 새 로운 필드로 나아간다는 표현을 했었다. 시작 글에서는 조금 추상적인 의미를 지녔다면 위 활동에서는 진짜로 필드 안으로 들어가서 사고를 온전히 이입시킬 기회가 주어졌다. 바닥에 2d로 테이프는 붙이지만 실제로 그 위를 지나다니면서 크기를 실감하고 확대된 도면 속에서 1/100에서는 체크하지 못했던 정보에 대해 교수님들의 설명을 들으며 실제 건축에 한 발짝 내디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와는 별개로 스튜디오 학우들과 분업 활동을 하며 서로 망쳐도 보고 해결을 모색하는 과정이 얼마나 까탈스러우면서도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되는 과정인지 다시 한 번 인식할 수 있었다.
이후 다시 방문한 배봉산 숲속도서관에서 2d로 정보를 보는 힘을 길렀었기에 3d로 정보 를 포착하려고 애를 썼었다. 도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은 변수와 정보들이 많았고 교수님과 도면을 처음 접했을 때처럼 어디서부터 파헤쳐야 할지 미지수였다. 몇 가지 관찰한 점을 살펴보기 전에 목조 건축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조금 살펴보자.1과 거에야 목조 건축이 완전한 나무로 만들어진 건축이지 현대에는 그 용도에 따라 다양하 게 섞어 쓴다. 목재는 그 부분에서 현대적인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배봉산 숲속 도서 관에도 그런 점이 잘 드러나 있다. 가장 큰 예시로 기둥이 철골과 연결되어 자연 친화적 이지만 공간 확보도 확실히 했음이 잘 드러난다. 이전까지 막연하기만 하던 건축이 나의 언어와 손을 통해 구체화 됨을 느꼈다. 과제를 통해 얻은 관찰력과 감각이 앞으로의 나 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줄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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