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인으로서의 첫걸음
처음 이 과제를 받고 나는 아무런 도면의 숙지 없이 그 공간 자체를 느끼려 배봉산 숲 도서관을 찾아갔다. 지도 하나에 의지해 배봉산을 올랐고 끝내 발이 멈춘 곳은 바로 그 도서관이였다. 나의 상상 속 숲도서관은 낡고 허름한 공간에 놓여진 책들과 그 안에서 어우러지는 사람들의 조화의 공간이였다. 하지만 배봉산 도서관은 그러한 나의 한낱의 상상을 깨부셨다. 외관은 전반적으로 세련되었고 넓은 창 사이로 얼핏 보이는 내부의 공간은 들어가서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도록 만들었다. 발걸음에 이끌려 도서관 내부로 들어갔고 목구조로 되어있는 천장과 나무로된 여러가지 가구들이 숲에 들어온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다녀온 도서관을 상상하며 도면작도를 하기 시작했다. 도면의 뼈대인 축선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벽선 등을 그렸다. 처음에는 벽의 두께를 연필로 그린다는 것이 수치를 맞추기도 선의 두께를 표현하는 것도 낯설었다. 몇번이고 수정했지만 더러워진 내 종이를 보며 불만족만 생길뿐이였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처음부터 축선을 그리고 손의 힘의 일정함에 집중하며 그려나갔다. 이 도면 스케치 과제를 하며 중요성을 생각했을 때 단순히 주어진 도면을 똑같이 복사본처럼 그리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이 과제에서 얻어갈 것은 도면이라는 것은 어떤 순서로 그려지고 선의 두께는 어떻게 표현할 것이며 도면을 보며 공간을 떠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고 이를 중점으로 과제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