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작업한 1:100 도면에서는 지붕선 표현이나 세부 요소들을 스스로 판단하고 그려야 했기에, 단순히 따라 그리는 것보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축선 위에 골조를 그려가며 공간을 쌓아가는 과정이 특히 인상 깊었다. 축선과 벽선 등 서로 다른 선의 위계를 다르게 하기 위해서 선의 굵기와 강도를 조절하며 그리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 또한 작업의 마지막에 치수와 도면의 정보를 표기할 때 글씨를 정확하게 쓰기 위해서 신경 썼지만, 예상외로 어려웠고 잘 되지 않았다.
1:30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팀워크가 많이 요구되었고, 많은 시행 착오가 있었지만 각자가 할 수 있는 바를 다했다. 모두가 열심히 잘 해서 결과적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모형을 만들면서 도면이 입체화 되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오차 때문에 잘 맞지 않는 것을 어떻게 수습하고 조율할 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다.
1:1 작업에서는 현장 소장님의 지도로 축선을 잡고, 학우들과 협력하며 실제 시공과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종이 위에 선을 긋던 도면 작업과 달리, 실제 크기로 공간을 구성해보는 과정은 훨씬 더 복잡했다.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신 현실 세계에서의 디테일, 도면에는 보이지 않았던 단열재나 벽돌과 단열재 사이의 여백, 벽돌의 간격, 창문 슬라이딩 도어나 창틀을 표현 하는 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표현된 게 아니라, 4계절이 존재하는 한국에서 건물이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라는 점이, 그리고 건축적 합리성을 지닌 요소들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