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3은 처음 손으로 설계도를 그려보는 시간이었고 그래서 선의 굵기나 종류가 도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도면을 그리면서 선들의 의미를 배우고 선들을 그리는 순서가 실제 시공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아가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1/100 스케일 도면을 1:1 도면으로 그릴 때는 벽의 두께가 생각보다 두껍고 여러 층으로 구성된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점이 신기했다. 그리고 창과 벽 사이가 좀 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이유가 창틀을 벽에 고정하기 위한 장치들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구조벽에 난 창과 실제 창틀이 들어간 창이 생각보다 많이 차이 날 수 있고 이를 설계할 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장치가 들어가는 공간을 얼마나 고려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고 창의 종류나 크기에 따라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찾아보니 단열을 위해서 하고 20mm 정도 간격을 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여섯 곳을 답사하면서 건물의 외관에 집중했었다. 특히, 색과 재료를 중심으로 관찰했는데 이 시각에서 세 곳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 장소는 ‘인왕산 숲속쉼터’이다. 지붕과 건물로 들어가는 길이 철판 같은 것을 세로로 세워서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를 보면서 비가 오면 청소되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래서 이런 재료를 쓴 이유가 관리의 용이성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하였다. 그리고 건물의 세 면을 유리로 만들어서 내부에서 자연 풍경을 잘 볼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자연에 잘 스며들게 했다고 느꼈다. 밖에서 건물을 보면 유리에 풍경이 반사되기도 하고 건물 너머의 모습도 유리를 통해 볼 수 있어서 그렇게 느껴졌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양천 공원 책 쉼터’와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외장재로 벽돌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책 쉼터는 아이보리 롱브릭을 사용하여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잘 살렸고 강한 색이 아닌 만큼 주변과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역사박물관의 지상은 나무와 풀들 때문에 초록, 청색 계열이 강한데, 그런 곳에 대비되는 빨간 벽돌을 사용해서 건물을 지은 것이 대단하고 과감하다고 느꼈다. 빨간색이 포인트가 되어 눈을 더 즐겁게 한 것 같다. 건물 내부에서도 벽돌을 곳곳에 사용하여 어두운 배경(검은 벽, 검은 구조물, 어두운 조명 등) 속에서도 전체적인 벽돌 건물의 느낌을 살린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적색 벽돌이 ‘역사’ 박물관의 프로그램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벽돌을 재밌고 마음에 드는 재료로 만드는 이유는 마치 반복과 패턴처럼 벽돌 하나의 형태는 단순한 육면체이지만 그 수가 많아져 하나의 벽이나 바닥을 이루게 되면 만들어지는 그 스케일감과 군집성이 주는 웅장함과 아름다움 때문인 것 같다.